6일 KBO는 1999년 이후 16년 만에 수원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출전한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 베스트 12 명단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이번 올스타 투표는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3일까지 24일간 포털 사이트와 KBO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됐으며, 팬 투표와 감독/코치/선수가 참여한 선수단 투표를 합산해 선정했다. 총 투표수는 팬 투표 2337036표, 선수단 투표 346표로 팬투표 70%, 선수단 30%의 비율로 합산해 점수를 매겼다.
이번 투표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015 KBO리그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대거 올스타에 뽑혔다는 점. 한화는 중간계투로 박정진, 마무리투수에 권혁, 2루수 정근우, 외야수 이용규가 올스타에 발탁되어 총 4명의 올스타를 배출하게 됐다. 지난해 한화 소속 올스타는 외국인 타자 피에 한 명 뿐이었으며, 2013년에는 아예 한 명의 올스타도 배출하지 못한 바 있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4명 이상의 올스타를 배출한 것은 지난 2008년으로 당시 김태균, 이범호, 김민재, 클락이 올스타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한화가 가장 많은 올스타를 만들어낸 해는 2006년과 2007년으로 각각 5명의 올스타가 한화 소속으로 별들의 잔치에 출전한 바 있다.
한편 집계 결과 가장 많은 표를 받은 ‘별 중의 별’은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투표 기간 내내 계속해서 최다 득표 1위를 고수했으며, 최종 집계에서 10개 구단 120명 후보 중 가장 높은 63.86점을 획득했다. 특히 팬 투표에서는 무려 153만47표를 쓸어 담아 종전 LG 봉중근의 최다득표 기록(117만5593표)를 뛰어넘는 신기록까지 세웠다. 이로서 이승엽은 개인 통산 9번째 올스타 베스트 라인업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승엽은 지난 8번의 올스타에는 1루수로 선정되었고,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엽 외에도 이번 올스타 투표에서는 노장 선수들이 많은 표를 받으며 식지 않는 인기를 과시했다. NC 이호준은 총점 55.95점으로 이승엽에 이은 전체 2위를 기록하며 나눔 올스타 지명타자로 선정됐다. 특히 이호준은 감독, 코치, 선수들이 뽑은 선수단 투표에서 346표 중 215표를 얻어 KIA 양현종(211표)을 4표 차로 제치고 선수단이 뽑은 최고의 올스타가 됐다. 또 드림 올스타 마무리 투수로는 삼성 임창용(45.15점)이 선정됐고, 마흔이 넘은 나이에 올스타가 된 한화 박정진도 불혹의 나이에 베스트로 뽑혔다.
관심을 모은 선발투수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이 선정되어 2년 연속 선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김광현은 33.65점으로 드림 올스타 베스트에 올랐고 양현종은 55.05점으로 나눔 올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동일한 선발투수가 2년 연속 올스타전에서 맞대결한 경우는 지난 2002년과 2003년 임창용(동군)-송진우(서군)에 이어 12년 만의 일이다.
드림 올스타에 선발된 롯데 포수 강민호는 총점 51.60점으로 개인 통산 8번째 올스타전 선발 출장의 영예를 안았다. 2014년 감독 추천선수 출전까지 포함하면 2007년 이후 9년 연속 올스타 선정이다. 또 47.15점으로 드림 올스타 외야수 2위에 오른 두산 김현수도 개인 통산 5번째 베스트 선정, 2008년 이후 8년 연속 올스타 출전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2008년과 2011, 2012년에는 감독 추천선수로 올스타에 나선 바 있다.
또 올해부터 새로 생긴 중간투수 부문에는 SK 정우람과 한화 박정진이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삼성 구자욱, 나바로, 넥센 김민성, 김하성, NC 테임즈 등 5명은 데뷔 첫 올스타 출전과 올스타 베스트 선정의 영광을 한번에 받게 됐다.
올스타로 보는 인기 구단의 역사… 통산 1위는 해태, 1999년 이후는 롯데
이번 올스타전에서 한화의 약진이 말해주듯, 올스타 팬투표 결과는 각 구단과 선수들의 실력과 인기도를 보여주는 척도가 되어 왔다. 올해 드림 올스타에서 가장 많은 스타를 배출한 팀은 총 6명이 선발로 출전하는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6일 현재 KBO리그 단독 1위를 달리며 정규시즌 5년 연속 우승을 바라보는 구단이다. 반면 리그 9위의 LG와 신생팀인 kt는 한 명의 올스타도 베스트 명단에 올리지 못했다.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지난 2013년만 해도 11명의 올스타 베스트 멤버를 배출한 인기 구단이다. 나눔 올스타 중 최다인 4명을 배출한 한화 이글스도 현재 리그 순위 5위로 지난해(9위)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역대 KBO 올스타에서 어느 구단이 가장 많은 올스타를 배출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1982년부터 2015년까지 각 구단이 배출한 올스타 수를 살펴봤다. 그 결과 올스타 최다 배출 구단은 총 131명의 선수가 올스타로 뽑힌 KIA 타이거즈(해태 시절 포함)로 나타났다. KIA는 해태 시절 84명, KIA로 구단명을 바꾼 이후 47명의 올스타를 배출해 KBO리그 역대 최다 우승팀(10회)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KIA 다음으로는 총 113명의 올스타가 나온 삼성이 역대 2위에 올랐고, 그 다음으로는 110명의 롯데, 96명의 LG(MBC 포함), 91명의 두산(OB 포함)이 뒤를 이었다. 반면 삼미-청보-태평양은 삼미 시절 5명, 태평양 시절 6명(청보 0명)에 그쳐 역대 최소 올스타만 내놓은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쌍방울 레이더스도 짧은 구단 역사 동안 내놓은 올스타는 총 12명에 불과했다.
흥미로운 점은 1999년 이후 올스타 투표에서 롯데 자이언츠가 보여준 약진이다. 1998년까지 롯데는 총 41명의 올스타를 내놓으며 해태-삼성-OB-LG에 이은 5위에 그쳤다. 해태는 총 82명의 올스타를 배출한 최고 인기 구단이었고 삼성이 62명, OB가 55명, MBC와 LG는 47명으로 뒤를 이었다. 올스타 배출 상황만 살펴보면 1998년까지 롯데 자이언츠는 인기 구단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1999년을 기점으로, 이후 롯데는 총 69명의 올스타를 배출해 최근 17년 동안 가장 많은 올스타가 나온 구단이 됐다. 팀 성적도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한 2008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거의 매년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사직구장의 뜨거운 응원 열기로 KBO리그 흥행을 주도한 바 있다. 롯데 외에는 삼성이 총 51명으로 1999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올스타를 내놨고, KIA는 총 49명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또 1998년까지만 해도 OB보다 올스타 수가 적었던 LG도 1999년 이후에는 49명의 올스타를 배출해 라이벌 두산(39명)을 넘어섰다.
반면 현대(17명)와 SK(15명)는 1999년 이후 수 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냈지만 올스타 투표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팀 성적과 인기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