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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왕따' 부모들, 눈물의 회견…사건 일지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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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왕따' 부모들, 눈물의 회견…사건 일지 '충격' [언론 네트워크] "학생들, 왕따 처벌 당연시…해당 교사 전출 요구"

제주도내 A 초등학교 '1일 왕따' 논란과 관련해 해당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문제해결을 호소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9일 오전 10시 50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A 초등학교 1학년 모 학급 학부모 19명으로 구성된 '1일 왕따 사건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자체적으로 조사한 1일 왕따 사건의 일지와 구체적 내용을 공개했다.

▲ '1일 왕따' 피해를 주장하는 학부모들이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얼굴이 노출되면 해당 학교와 피해 학생들의 신상이 알려질 수 있어 모자이크 처리했다. ⓒ제주의소리

일지는 말그대로 충격적이었다.

사건 일지에 따르면 숙제를 하지 않았거나 알림장을 가져오지 않았을 경우, 수업에 방해됐을 경우, 친구와 다툰 경우, 문제를 늦게 풀거나 글씨를 예쁘게 쓰지 못한 경우, 1일 왕따가 된 학생과 대화한 학생까지 '1일 왕따'가 됐다.

해당 학급 학생 24명 중 20명이 1일 왕따를 경험했다.

1일 왕따가 된 학생은 친구들과 대화는 물론 같이 놀지도 못했다. 심지어 급식시간에도 말없이 홀로 밥을 먹어야 했다.

학부모들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지난 1일에서야 1일 왕따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1인 왕따를 인지한 경위는 이렇다.

ㄱ군이 학교에 교재를 놓고 와 집에서 숙제를 할 수 없게 되자 부모는 "다음에 하면 되지"라고 자녀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ㄱ군은 꼭 숙제를 해야 된다며 아득바득 우기면서 울었고, 부모는 아이를 진정시킨 뒤 이유를 물었다.

그제서야 ㄱ군이 "숙제를 하지 않으면 왕따가 돼요"라고 말하면서, 믿기지 않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학부모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지난 5일 학교에 공식 항의할 것을 결정했다. 이어 6일 학교를 직접 방문해 항의했고, 이런 상황이 7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비상대책위는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 법한 사건이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해당 교사의 전출을 요구했다.

▲ '1일 왕따 사건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공개한 사건 일지 중 일부분. ⓒ제주의소리

이들은 해당 교사가 학생들에게 1일 왕따를 부모가 알지 못하게 아이들 입까지 막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가 자녀들에게 "그동안 왜 말하지 않았니?"라고 묻자 아이들은 "선생님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 가서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너희가 잘못한 것들 다 찍어서 부모님에게 보낸다'고 했어요"라고 일관되게 대답했다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에게 "엄마아빠가 (1일 왕따)없애주면 안돼요?" "선생님에게 말할 거에요?" "다른 반에는 왕따가 없는데 우리반만 있어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아이들이 혹시나 자신이 1일 왕따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었다고도 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몇몇 아이들이 1일 왕따를 어느정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대해 일부 학부모는 정신적 피해를 의심했다.

부모들에 따르면 한 학생은 1일 왕따에 대해 "엄마, 내가 잘못해서 벌 받은 거잖아요"라고 당연시했다.

2차 피해 주장도 나왔다.

비대위는 "부모들이 1일 왕따에 대해 항의하자 해당 교사는 아이들에게 '너희는 왕따를 당한 적 없다. 너희가 부모에게 말을 잘 못해서 오해했다'고 말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며 "어떤 아이는 '엄마, 이상해. 분명 내 친구는 왕따 당했는데, 선생님은 아니라고만 해. 그럼 왕따가 아닌거야?'라고 부모에게 되묻기까지 했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부모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8일 해당 초등학교 상급 기관장과 면담을 시도했지만, 해당 기관장은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답변만 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사가 아이들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솔직히 말하면 해당 교사의 징계나 처벌에 관심이 없다. 그저 우리 아이들을 그 교사에게 맡기고 싶지 않을 뿐이다. 어떤 부모가 자녀를 왕따시키는 교사에게 아이를 맡기고 싶겠나"라며 흐느꼈다.

이어 "학교 자체적으로 회의를 열어 해당 교사를 직무정지시켰다고 하지만, 부모들이 학교장에게 합당한 조치를 요구했을 때 학교장은 '권한 밖'이라고 말했었다. 이제와서 논란이 커지니 즉각 대응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학교측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부모들은 "A학교 상급 기관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이 자리에 왔다. 꼭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직무가 정지된 해당 교사는 A4 16장 분량의 소명서를 상급 기관에 제출한 상태다.

해당 교사는 소명서를 통해 훈육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침묵의 시간'을 줬고, 학생들이 '왕따'란 표현을 쓰자 비슷하다는 차원에서 "맞다"고 대답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또 학생들에게 친구들과 말을 못하게 하거나 같이 놀지 못하게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1일 왕따 사건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공개한 사건 일지.

7월1일.
ㄱ군이 숙제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격앙됨. ㄱ군 부모가 1일 왕따 사건 인지.

7월3일.
ㄱ군 부모가 해당 학급 학부모 대표를 통해 사건을 알림.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1일 왕따에 대해 물었고, 아이들이 일관되게 1일 왕따에 대해 진술함.

7월4일.
부모들이 사건의 심각성 인지.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

7월5일.
피해사례 수집. 학교에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대책 요구하기로 결정.

7월6일.
학교 1차 방문. 1일 왕따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책을 요구함. 해당 교사는 '왕따'란 표현을 쓴 것에 대해 시인.
해당 교사의 격리를 요청했지만, 학교장은 "권한 밖"이라고 말함.
학부모 항의 후 여교사가 종례시간에 아이들을 추궁.

7월7일.
학교 2차 방문. 호소문과 피해사례 요약본 학교 측에 전달.
오후에 언론에 알려지면서 논란 확산.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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