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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국가정보원 '해킹 사찰'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민사회 간담회를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 특별담화와 롯데그룹 사태, 정치개혁 이슈, 박근령 씨 망언 등의 다른 뉴스거리에 묻혀 사그라들고 있는 '국정원-해킹팀 사태'에 대한 관심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이다.

문재인 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시민사회 간담회에서 "원래 오늘은 국정원 해킹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전문가 기술간담회가 예정됐다"며 "우리 당은 개최에 앞서 과학적 검증을 위해 최소한의 자료 6개를 요구했지만, 국정원은 끝내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 새누리당은 국정원 비호에 급급하다"고 정부·여당을 비난했다.

문 대표는 "이런 상황이면 전문가 간담회가 아무 의미 없다는 게 우리 당의 판단"이라며 "정부·여당이 안보 뒤에 숨어 국민 의혹 제기를 대충 넘기는 것이 참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그런다고 우리 당과 국민의 진상규명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앞장서 제도를 정비하고, 해킹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더 이상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는 "박근혜 정권 들어 국정원의 불법이 우리 정치를 위기로 모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대선개입, 남북정상회담록 공개,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이번 불법 도·감청 해킹 의혹까지 끝이 없다"고 열거했다. 문 대표는 이어 "정권교체 되면 하루아침에 밝혀질 일"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철수 위원장은 "국정원과 여당이 모순된 해명과 말 바꾸기로 문제를 외면만 하고 있다"며 "자살한 직원(임모 과장)이 아무 문제 없는 자료를 100% 복구 가능한 방법으로 지우고 자살했다? 아무도 안 믿는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정보기관에서 상관의 승인 없이 실무자 스스로 중요 파일을 삭제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부연했다.

안 위원장은 "합리적 의문에 아무 설명이 없다"며 기술간담회 무산 책임을 국정원에 돌렸다. 그는 "제대로 된 조사를 위해 요구한 자료 제출이 단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늘로 예정된, 양측 전문가가 참여하는 비공개 공동 검증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도 내놓지 않겠다고 한다"며 "IT 전문가들을 불러, IT(디지털) 자료 대신 A4 용지 한 장으로 이야기를 나누면 모든 의혹이 해소된다고 주장한다. 초등학생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핀했다.

안 위원장은 "이런 간담회는 하더라도 요식행위이고 진상규명에 아무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국정원은 진상규명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국민 휴대폰을 불법 도·감청 했을지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기정사실화하는 행위다. 국민에게 신뢰받지 않는 정보기관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천주교인권위원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진보네트워크 등 대표적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했다. 정현백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기술간담회 무산에 대해 정말 유감"이라며 "시민사회는 국정원의 행동을 감독할 독립 기구 설치를 요청할 예정이고, 이렇게까지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대대적 국민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당 대변인은 "수많은 의혹의 진실을 밝히고, 국정원 개혁될 때까지 당과 시민사회가 뜻을 모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