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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유승민 지역구 등 5곳 "무공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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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유승민 지역구 등 5곳 "무공천하겠다"

'진박 5후보' 정조준…"잘못된 공천, 최소한이나마 바로잡겠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등 5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고 선언했다. 친박계인 이한구 당 공천관리위원장 등에 대해 정면으로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김 대표는 24일 오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공천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정말 죄송하고 송구하다"며 "서울 은평을, 송파을, 대구 동갑, 동을, 달성군 등 최고위 의결이 보류된 5곳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의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지금부터 후보 등록이 끝나는 내일까지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겠다"며 "의결이 보류된 5곳에 대해서는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은평을은 친이계 5선 중진 이재오 의원의 지역구이고, 대구 동을은 유승민 의원, 동갑은 '유승민계'로 불리는 류성걸 의원의 지역구다. 이들 3명의 현역 의원은 모두 이한구 공관위에 의해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됐다. 대구 달성은 역시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이종진 의원의 지역구로, 이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송파을은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지역구다.

이한구 공관위는 이 지역들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동을),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동갑),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달성),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은평을),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송파을) 등을 공천했다. 이들은 대부분 '진박(진실한 친박)'으로 꼽히는 인사들이다.

김 대표는 무공천 결정 배경에 대해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을 맞아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상향식 국민 공천제를 당론으로 결정했으나, 전국 253개 지역구 가운데 단독 신청 지역 등을 제외한 경선 가능한 지역이 192개 지역이었고 1~2위 간 격차가 많은 지역과 취약 지역 등을 제외하면 꼭 경선을 해야 하는 지역이 161곳이었지만 경선은 141곳에서 치러지면서 국민에게 약속드린 100% 국민 공천제가 관철되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저는 그동안 일관되게 당헌 당규에 어긋난 공천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왔다"며 "잘못된 공천을 최소한이나마 바로 잡아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칼 빼든 김무성 "원칙과 정도의 길 갔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들이 생겨"


김무성 대표는 친박계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당헌, 당규에 따라 원칙과 정도의 길을 갔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 수없이 생겼다. 그러면서 공천 과정에서 그동안 당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많은 사랑하는 동지들이 당과 멀어졌다"고 했다.

그는 "국민 공천제를 통해 그렇게 막고자 했던 탈당과 당내 분열이 되풀이됐다.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승리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되면서, 당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뉘게 됐다"면서 특히 "당을 억울하게 떠나는 동지들이 남긴 '이것은 정의가 아니고, 민주주의가 아니다', '불공정하기 짝이 없는 공천, 사천(私薦), 밀실 공천에 불복하겠다'는 말씀이 제 가슴에 비수로 꽂힌다"고 했다.

'정의가 아니고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는 말은 바로 전날 밤 유승민 의원의 탈당 회견에서 나왔던 말이다. 또 주호영 의원의 사례를 놓고도 "당의 공천 행위가 법의 심판을 받아야 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에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간접 언급했다.

김 대표는 "이번 결정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저에게 쏟아지는 어떤 비난과 비판의 무거운 짐도 감수하겠다"며 "한 가지 정말 죄송한 것은, 이 결정을 내려서 발표하기 전에 최고위원들과 만나서 상의하고 말씀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점 최고위원들께 사과 말씀 드린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현재 유 의원과 이 의원, 류 의원 등은 이미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당내 비박계의 구심 역할을 해왔던 김 대표이지만, 그간의 공천 국면에서는 이한구 위원장을 앞세운 친박계의 공세에 밀려 왔다는 평을 들었다. 뒤늦게지만 김 대표가 유 의원 등에 대해 간접 지원의 뜻을 밝히면서,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 정치적 소용돌이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 유승민 '축출'…대구 朴대통령 지지율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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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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