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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뷔페서 '새우 쟁탈전'…중국은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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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뷔페서 '새우 쟁탈전'…중국은 도대체 왜?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무질서, 고성방가, 음식 낭비

현재 중국의 자금력은 전 세계 경제 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발전으로 최근 엄청난 수의 중국인들이 해외로 여행을 떠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관광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한 해만 1억2000만 명의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그 소비액은 무려 1940억 달러(한화 약 226조10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세계 각국이 너도나도 중국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우리 역시 이 대열에 참가한 지 오래다.

하지만, 일부 중국 여행객들의 무질서, 고성방가, 음식 낭비 등 매너 없는 행위로 중국 여행객들은 현지인들의 불만을 사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세상의 가운데 나라'라며 최고의 문화 수준을 자랑하던 중국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중국의 특수한 환경과 가치관 등에서 근접한 답을 찾아보았다.

과중한 인구와 앞다투기의 문화

중국은 우리의 약 100배에 달하는 거대한 대륙이다. 하지만 이 광대한 영토 중 사막과 고원 지대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사람이 살기 적합한 땅은 의외로 적다. 거기에 약 14억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인구가 얼마 되지 않는 살기 좋은 곳에 몰려 살다 보니 자연스레 외국과는 다른 독특한 가치관과 교육관이 형성되었다.

즉, 중국에서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다 보니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의식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의 독특한 경험담이 있다.

어느 날, 필자는 햄버거로 가볍게 끼니를 때우려고 한 패스트 푸드점에 들어갔는데, 역시나 여느 때처럼 매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10여 명이 줄을 이루고 있었고, 필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의 뒤에 줄을 섰다.

새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앞사람과 거의 밀착하고 있는 중국인들과는 달리, 한국에서의 습관이 밴 필자는 앞 사람과 약 30센티미터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섰는데, 앞의 아이 역시 다른 중국인들과는 달리 앞 사람과 그 정도 간격을 두고 서 있었다. 속으로 '요즘은 초등학교에서 공중도덕 교육을 중시한다더니 효과가 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필자 또래의 한 남성이 그 30센티미터의 틈을 파고들어 그 아이의 앞에서 새치기를 한 것이다.

꼬마는 무척 당황했지만, 따지지도 못하고 그냥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때 뒤에서 누군가 잔뜩 화가 난 걸음으로 오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 여성은 바로 아이의 엄마였다. 당연히 새치기한 남성을 응징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이를 때리며 호되게 야단친 것이었다. 내용인 즉 왜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빼앗겼냐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거냐면서.

우리도 그렇지만, 확실히 중국은 과도하게 많은 사람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자기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적인 특성 때문에 어려서부터 '양보=미덕'이라고 배우는 우리와는 달리, 중국인들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라는 '搶'(창, 우리말로 빼앗다, 앞다투다)의 교육관이 강하다. 스스로 강해져서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찾아오도록 가르치는 중국인들의 교육관이 무언가 씁쓸함이 많이 느껴지지만, 확실히 사람이 너무 많은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것에는 공감한다.

주인·손님의 관계와 음식 낭비

얼마 전 태국을 여행 중인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 식당에서 '새우 쟁탈전'을 벌였다고 한다. 먹지도 않고 낭비하면서, 일단 남들보다 많이 가져가려고 다투던 모습은 국내외의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사기에 충분했다.

▲ 태국 치앙마이의 한 호텔 뷔페에서 새우 쟁탈전을 벌이는 중국인 관광객들. ⓒyoutube.com

동그란 테이블에 둘러앉아 냉채(冷菜, 차가운 음식)부터 갖가지 음식, 그리고 마지막의 탕(湯)과 주식(主食, 밥이나 면)까지 차례로 들어오는 코스 요리는 중국의 음식 문화이다. 기본으로 10여 가지가 들어오는 많은 양의 음식들을 다 먹는 중국인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다 보니 중국인들의 음식 낭비는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 2013년 중국 관영 방송 CCTV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매년 낭비하는 음식은 800만 톤으로 2억 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며, 돈으로 환산한다면 2000억 위안(한화 약 35조5000억 원)이라고 한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음식 낭비는 물론 자제해야 할 행위임에 틀림없지만, 우리와는 다른 한 가지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그것은 바로 중국인들은 주인의 입장에서 손님을 배려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초대를 받아서 식사를 할 때 주인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주인이 내온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깨끗하게 비운다. 하지만 중국은 반대이다. '面子'(멘즈, 우리말로 체면)를 중시하는 중국인들은 주인의 입장에서 손님을 초대하면 최소한 그들이 배부르게 먹고 가야 체면이 선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을 내왔는데 만약 손님들이 다 먹었다면, 주인의 입장에서는 곧 손님이 아직 배가 차지 않았으니까 다시 음식을 준비해서 배불리 먹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인이 손님을 배려하는 생각이 중심인 중국에서는 손님들도 주인을 배려하여 일부로 음식을 남긴다. 이것이 결국 음식 낭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이 습관을 모르는 외국인들은 중국 친구에게 초대되었다가 뜻하지 않게 주인과 '푸드 파이트'(Food Fight)를 벌이게 된다.

'의리'와 거리낌 없는 행동

필요 이상으로 큰 목소리와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행동 역시 중국 관광객의 큰 흠 중 하나다. 특히 남의 이목을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중국인들의 이와 같은 행동은 바로 우리와는 다른 가치관에서 비롯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란다. 그래서 공공장소일수록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하지만, 친구와의 '義氣'(이치, 우리말로 의리)를 중시하는 중국은 이와는 반대다. 그들의 가치관에 따르면, 중국인들에게 낯선 사람들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연으로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존재이다. 반면에 친구는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의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평생을 함께 가야 하는 존재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남의 이목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반면 친구 앞에서 무척 조심한다. 그러다 보니 낯선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공공장소에서 그다지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다. 낯선 이들을 너무 중시하다 보니 오히려 가까운 사람에게 쉽게 상처 주는 우리와는 많이 다른 점이다.

중국의 國情

서양인들이 인권, 민주 등의 문제를 가지고 중국을 비난할 때, 중국인들은 항상 서양인들이 중국의 '國情'(궈칭, 나라의 사정, 상황)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즉, 중국인 자신들도 문제가 많음을 인정하지만, 중국의 사정이 그러하기에 알면서도 쉽게 고칠 수 없다는 것이다.

확실히 중국의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으면, 외국인도 무턱대고 중국을 비난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앞서 언급한 몇 가지 간단한 예, 즉 중국인들의 음식 낭비, 거리낌 없는 행동, 빼앗기의 문화 등의 추태는 현재 중국의 경제 발전과 공중도덕 교육의 보급에 따라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

또 중국 정부 역시 문제의 심각성을 의식했는지 공익 광고의 활용 등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무섭게 경제 발전을 이룩한 만큼 이런 문제점들도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역시 보이는 모습으로만 중국을 판단하지 말고, 중국 특유의 문화와 가치관에서 비롯하는 '궈칭'을 이해해보려고 하는 것은 어떨까.

(임상훈 교수는 현재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역사문화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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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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