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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만도 못한 자유한국당의 정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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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만도 못한 자유한국당의 정보력? [하승수 칼럼] "지방선거 때 개헌국민투표" 약속 깨려는 그들

네이버에서 '국회 개헌특위'라고 쳐 보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홈페이지가 나옵니다. 거기에서 '자문위원회 활동경과'를 찾아서 들어가면, 2017년 11월 9일 올려진 자문위원회 개헌보고서(안)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된 기본권 분과 보고서를 클릭해서 들어가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보다 넓은 의미인 '민주적 기본질서'로 수정하자는 제안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누구나 볼 수 있는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 논의내용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1월 2일 자문위원회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고 하며, 마치 특종이나 한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두 달 전에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인데, 이를 "단독"이라며 보도하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를 신호탄으로 일부 언론들과 자유한국당 등은 자문위원회 보고서에 대해 '사회주의'니 '좌편향'이니 하는 공격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의도는 명백합니다. '지방선거 때 개헌국민투표'를 좌초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명분을 찾다가 자문위원회 보고서를 소재로 삼은 것같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선 당시에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국민투표를 하겠다'고 공약을 했으니, 개헌을 거부할 명분을 찾을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궁색한 공격입니다. 지금도 아래링크로 들어가면, 개헌특위 자문위원회가 논의해 온 보고서 내용을 누구나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자문기구의 보고서를 두고 이렇게 논란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자문을 받더라도, 자문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어차피 개헌안을 만들고 발의할 권한은 국회에 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석이 116석이나 되는 자유한국당이 자문위원회 보고서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그 자체로 맞지 않는 일입니다.

사실 정상적인 자문과정이 되려면, 각 정당들이 당론으로 개헌안을 내고 자문위원들이 자문의견을 주는 과정이 되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요 정당들은 개헌에 대해 자기 정당의 당론조차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개헌의 주요 쟁점들에 대해 각 정당 내부에서도 입장들이 엇갈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론을 확정하기 위한 노력조차도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스스로를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자문위원회 보고서를 트집잡는 행태는 정말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자문위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닙니다. 지난 1년 동안 국회 개헌특위가 국민세금을 헛되게 써가며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그나마 자문위원회는 노력해서 보고서를 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문위원회 구성이 편향되었던 것도 아닙니다. 공개모집과정을 거쳤고 여, 야가 모두 자문위원회 구성에 관여했습니다. 게다가 개헌특위 위원장을 1년 동안 맡아온 것은 자유한국당입니다.

자문위원회 논의내용을 자유한국당이 몰랐다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네이버 검색으로도 볼 수 있는 공개된 보고서를, 국회 안에 있는 자유한국당 개헌특위 위원들이 모를 수가 없습니다. 몰랐다면 직무해태입니다. 게다가 국회 개헌특위 위원들과 자문위원들의 토론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특히 지난 11월~12월에는 4차례 집중토론도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유한국당이 자문위원들의 보고서에 이념잣대를 들이댄 것이니, '지방선거 때 개헌국민투표에 붙인다'는 공약 파기의 명분을 찾으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국회 상황입니다. 지난 연말에 국회는 각각 운영되던 개헌특위와 정치개혁특위를 합쳐서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국회주변에서는 이 특위에서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통합된 특위 위원장을 자유한국당이 맡는데, 어떻게 논의가 진전되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10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하느냐에 따라 꺼져가는 개헌 불씨가 꺼져버릴지 다시 살아날지도 정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가 보여준 '말 바꾸기'는 한국 정치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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