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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황조롱이·말똥가리·삵을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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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수리부엉이·황조롱이·말똥가리·삵을 살려주세요 [언론 네트워크] 천연기념물 보금자리, 화원동산 하식애에 탐방로 공사라니…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만든 천혜의 절경인 화원동산 하식애는 그 자체로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만 이곳은 다양한 희귀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입니다. 이곳은 2천만년 전부터 자생해온 모감주나무 군락 같은 천연보호림인 식물자원이 자라고 있는 곳이자,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의 숨은 은신처이자 안식처입니다.

사람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은 이곳에 깃들어 그동안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마치 사람의 접근을 인위적으로 막아놓은, 분단의 상징인 이땅의 DMZ처럼 그 어떤 인간의 접근도 차단된 채 그들만의 평화를 유지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희귀 야생동물들만 하더라도 한둘이 아닙니다. 기자가 이곳에서 만난 귀한 생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인 수리부엉이와 역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인 황조롱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종인 말똥가리 그리고 동물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인 삵(살쾡이)입니다.

▲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화원동산 하식애의 모습. 4대강사업 전의 생태계가 고스란히 살아있던 시절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4대강사업은 이 아름다운 강의 구조를 바꿔놓았고, 대구 달성군은 하식애 앞의 경관과 생태적 기능마저 없애버리는 탐방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대구 달성군은 하식애 바로 코앞으로 탐방로를 만드는 공사를 한창 진행중이다. 공사중 인부들의 무분별한 이동과 소음으로 이곳에 깃들어사는 야생동물들은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화원동산 하식애에서 살고 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인 삵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붉은색 둥근 원 안에 삵(살쾡이)이 앉아 있다. 어떻게 저 절벽에서 살 수 있을까? 저 절벽박에 녀석이 살 공간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건 아닐까?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화원동산 하식애 창공 위에서 만난 황조롱이의 모습이다. 사냥감을 포착 정지비행을 하면서 먹잇감을 내려다보고 있다.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으로 문화재청과 환경부가 함께 보호하고 있는 법정 보호종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황조롱이가 화원동산 하식애 창공을 날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화원동산 하식애 창공 위에서 만난 말똥가리의 비행 모습이다. 까치를 쫓으며 놀고 있다. 까치와 함께 곡예비행을 선보였다. 말똥가리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으로 보호하고 있는 보호종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또한 수달의 집으로 추정되는 작은 동굴도 발견했습니다. 한 수달 전문가는 다음과 같이 증언해주었습니다.

"분명히 수달 집으로 보인다. 수달 집임을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저 동굴 안에 수달의 배설물을 확인해보면 된다."

접근을 할 수 없어 직접 확인은 못해봤지만,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진천동에 산다는 안태호 씨는 이곳에서 수달을 봤다는 증언도 해주었습니다. 수달의 서식이 확인되는 순간이었습니다.

▲ 화원동산 하식애에서 발견한 수달 집으로 추정되는 작은 동굴이다. 한 수달 전문가는 저 동굴 안에 수달의 배설물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배설물의 흔적을 찾아보면 수달의 집임을 확인할 수 있다 했다. 또한 이곳에서 낚시를 즐겨하는 한 주민도 이곳에서 수달을 만난 것이 있다고 증언해주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1급종인 수달 집으로 추정되는 작은 동굴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이처럼 이곳은 희귀 야생동식물의 보금자리로 이곳에 깃들어 사는 또다른 종들도 얼마던지 추가로 발견될 수 있는 중요한 생태적 공간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느닷없이 지난해 8월부터 대구 달성군이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탐방로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길이 1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탐방로는 화원동산 하식애를 둘러싸며 건설되고 있습니다. 물론 달성군이 해명하는 것처럼 하식애로부터 10여 미터 띄워서 강 안에다 강철파일을 박아서 탐방로를 건설하기 때문에 하식애 자체의 손상은 없을 수 있습니다.

▲ 대구 달성군이 화원동산 하식애 바로 코앞으로 건설중인 탐방로. 이 탐방로가 만들어져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니게 되면 하식애의 야생동물들의 보금자리로서의 생태적 기능은 사라지게 된다.ⓒ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화원동산 전경. 저 하식애 앞으로 대구 달성군이 탐방로 공사를 진행중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그러나 달성군이 도무지 이해를 못하는 것은 이곳은 희귀 야생동식물들의 보금자리란 것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안방과도 같은 곳입니다. 안방 바로 코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도로가 나는 것인데, 이런 도로가 만들어지면 사람인들 제대로 살 수 있을까요? 이들의 안락한 서식처로서의 화원동산 하식애의 기능은 사라지게 되는 이유입니다.

희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를 심각히 교란시키기 때문에 이 예민한 녀석들은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공사중에도 많은 인부들의 무분별한 통행과 공사 소음에 이들은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멸종위기종들은 그들의 안전한 서식처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종들입니다. 그래서 환경부에서는 이들의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해서 야생동물보호법까지 만들어 보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화재청 또한 보존가치가 높은 생물종으로 분류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문화재보호법으로 엄격히 보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생태 민감지역에 탐방로를 만들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도 못 느끼는 것이 이 땅의 지자체들의 생태적 인식이고, 대구 달성군은 특히 생태적 감수성이 심각히 결여된 지자체라 아니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 해가 진 직후 화원동산 하식애에 깃든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둥지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종으로 문화재청과 환경부에서 함께 보호하고 있는 귀한 생명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수리부엉이가 해가 진 직후 화원동산 하식애 둥지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의 모습이다. 부산 을슥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녀석을 담았다. ⓒ대구환경운동연합(정수근)

그래서 대구 달성군수님과 달성군 관계자들께 기자가 그동안 화원동산에서 만난 귀한 생명들의 모습을 공개해봅니다. 이렇게 아름답고도 귀한 생명들의 서식처를 훼손하면서까지 탐방로 공사를 강행해야 하는지, 정녕 대안은 없는 것인지 묻고자 함입니다.

아울러 문화재청님과 환경부 장관님께도 묻고 싶습니다. 관련법은 있지만 법의 맹점으로 정녕 이 귀한 생명들을 보호해줄 길이 없는지를 말입니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는 일정 규모 미만의 공간에 대해서는 평가를 받지 않고도 공사를 할 수 있도록 해놓았고, 이 법의 맹정을 활용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을 정도로 쪼개기 공사를 벌이는 예는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묻는 것입니다. 정녕 이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없는지요? 이 물음은 비단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인 기자만의 질문이 아니라 이 귀한 생명들을 사랑하는 이 땅의 많은 국민들의 물음이자 우리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대신한 물음이기도 합니다. 부디 이 물음들에 답을 해주시길 이 지면을 빌어 간곡히 빌어봅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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