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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절반은 동성애 유전자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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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절반은 동성애 유전자를 갖고 있다 [LGBT 차별을 넘어] 동성애 차별은 후손에게 돌 던지는 것뿐
6. 모든 남녀의 절반은 동성애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동성애 남성은 자녀를 두는 것을 덜 좋아하기 때문에 동성애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이성애자가 동성애자보다 자녀를 가질 확률이 5배에 달한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전체 인구에 비해 적지만, 일정 비율의 동성애자는 모든 사회에 항상 존재한다. 왜 그럴까?

영국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동성애자로 자신을 밝힌 사람이 전체 인구의 1.1%, 양성애자는 0.4%였다. 이는 2009년의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미국의 동성애자는 전체 인구의 1.8%로 집계됐다. 호주에서 공식 조사된 동성애자 비율은 2012-2014년 3.4%, 2009-2011년 3.1%, 2006-2008년 2.4%였다.

인류의 역사에서 동성애가 항상 등장하는 이유에 대한 연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진행되었는데, 마침내 그 비밀이 규명됐다. 그 비밀은 미 조지아 주 일리아 주립대학의 지오르기 찰라드제 교수 팀이 동성애자 출생 원인이 유전적인지 환경적 영향인지를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 등으로 연구한 결과를 2016년 4월 과학전문지에 발표하면서 밝혀졌다.

연구팀은 동성애 남성이 대가족에서 많이 나오는 것을 밝혀낸 최근의 연구결과 등을 참고하면서 개인 차원의 유전자 모델을 이용해 대도시 등에서 동성애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현상에 대한 연구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고하라 : Chaladze, G. Heterosexual Male Carriers Could Explain Persistence of Homosexuality in Men: Individual-Based Simulations of an X-Linked Inheritance Model. Archives of Sexual Behavior, 2016 DOI: 10.1007/s10508-016-0742-2 /Springer. "Prevalence of homosexuality in men is stable throughout time since many carry the genes: Computer model sheds light on how male homosexuality remains present in populations throughout the ages." ScienceDaily. ScienceDaily, 12 April 2016.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6/04/160412132621.htm>.)

모든 남녀의 절반은 동성애 유전자를 지니고 있으며, 그 결과 후대에 동성애 후손이 태어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남성 동성애자가 일정 인구 집단에서 낮고 안정적인 비율을 유지하는 것은 남성의 절반, 그리고 여성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가 남성 동성애자를 태어나게 할 유전자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동성애 남성의 여성 형제가 자녀를 좀 더 많이 낳는 경향이 있어 동성애 남성이 계속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동성애 유전자를 지닌 남성 후손이라 해도 항상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이성애 남성이 동성애 유전자를 지니게 되면서 자신이 동성애 관련 행동이나 동성애에 매력을 느꼈다고 인정하는 남성의 숫자가 자신이 동성애자나 이성애자라고 말하는 남성보다 항상 많은 현상이 발생한다. 이성애 남성으로 동성애 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때로는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히지 않은 채 동성애 행동에 흥미를 보이기도 한다.

동성애 남성은 이성애 남성보다 후손을 적게 낳는 경향이 있다. 동성애와 관련된 유전자는 여성 관련 유전자 비율을 증대시키기 때문에 동성애 남성은 대가족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 친형을 둔 남성이 동성애자가 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30% 높아지는데, 이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자식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면역 유전자 형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 연구는 동성애와 같은 성적 성향은 일정 부분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은 채 유전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제기된 것으로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데, 동성애 남성은 자신의 유전적 특질을 후대에 이어줄 후손을 갖지 않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남성 동성애자를 만드는 유전자는 여자 형제 사이에 태어나는 자녀의 수를 증대시키는 작용을 하고, 이들 자녀는 역시 동성애자가 되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많은 이성애자 남성은 동성애자를 태어나게 만들 유전자를 지녔다.

이상에서 소개한 연구 결과를 주목할 때 동성애는 찬성 또는 반대할 사항이 아니며, 인위적으로 좌우할 수 없는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당위성이 힘을 얻는다. 동성애자 남성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출생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는 등 이생애자와 등등한 사회적 권리를 향유해야 한다는 정당성이 확인된 것이다.

종교 교리 등을 앞세운 반대 논리가 설 자리를 잃은 만큼, 향후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동성애에 반대하는 이성애자의 경우 자신의 몸속에 동성애 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확률이 50%이며 자신의 후손 일부가 동성애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과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성적 소수자에게 차별과 폭력을 가한다는 것은 미래 후손의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것 아닌가?

▲ 성적 소수자 차별은 자신의 후손을 차별하는 것과 같다. ⓒ프레시안(서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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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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