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국의 산토리니가 아니어도 아름답습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국의 산토리니가 아니어도 아름답습니다 [손문상의 흰여울 일기] 사모래 한 삽

ⓒ손문상


"놔 두이소 괜찮아예. 재미 삼아 하는 기라 나가 해도 돼예"

"한 삽으로는 모자랄 텐데… 사모래가 한 삽 더 얻어드릴까요?"

"그라믄 여 하나 더 퍼다 주실라예?"

그 사이 봄기운을 머금은 흰여울 마을은 구청의 마을지원사업이 한창입니다. 지난 세월 제 몫을 다한 오래된 하수관이나 계단 등 곳곳의 상처를 치료하느라 분주히 생기마저 돕니다.

갈라지면 덧붙여 잇고 막히면 길을 내고, 십시일반 쌓아 올려 지친 몸을 누일 방 한 칸을 만든 겹겹의 층위는 흰여울 마을이 지닌 생존의 실체입니다. 최근 이곳 흰여울 마을을 "한국의 산토리니"라며 요란한 제목으로 다룬 기사들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관광객이 늘어난다면야 지역 행정은 보고서를 위한 한 줄 표제를 얻을 순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마을을 위한 공공의 보편적 복지는 사모래 한 삽을 얻어 쓰지 않아도 되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겁니다. 주민의 녹진한 삶과 관광 사업의 경제적 관계를 풀어낼 예민한 배려와 정책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겨우내 애먹였던 보일러 관을 보수하는 할머니의 생을 새하얀 회벽의 '산토리니'로 명명하는 일부터 거두고 볼 일입니다.

'산토리니'가 아니어도, 흰여울 마을은 아름답습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원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