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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한 美 고교생, 더 긍정적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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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한 美 고교생, 더 긍정적으로 변했다 [LGBT 차별을 넘어] 커밍아웃한 미국 LGBT 고교생, 어떤 일이?
17. 커밍아웃한 미국 LGBT 고교생과 그렇지 않은 경우 차이는?

미국의 LGBT가 사춘기에 자신의 성적 지향을 커밍아웃할 경우, 청년기가 되면 좀 더 자신감을 갖게 되어 우울증에 시달릴 위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시절 커밍아웃한 LGBT는 신체적 위협이나 희롱을 당할 가능성이 크지만, 20대 초반으로 성장하면 고교 시절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같은 연령대에 비해 높은 자존감을 느꼈다.

이는 미국 애리조나 대학 스테판 러셀 연구원 등이 캘리포니아 북부에 거주하는 21~25살의 비 라틴계 백인과 라틴계 LGBT 2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을 국제과학전문지에 2015년 2월 아래와 같이 발표하면서 밝혀졌다.

245명의 참가자들은 고교 시절 커밍아웃을 했건 하지 않았건, 시달림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상대로 고교 시절에 커밍아웃을 했는지 여부와 성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피해를 당했는지, 그리고 성인이 된 뒤 조사할 시점에서 만족감의 수준 등을 설문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가운데 고교 시절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을 공개한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그렇게 하지 않거나 감추려고 노력한 사람에 비해 자신감 고양이나 인생에 대한 만족감, 적은 확률의 우울증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수년 전까지 미국에서도 LGBT 청소년에게 자신의 성적 정체성 등을 밝히지 않는 것이 그것을 밝혔을 때 당하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는 점이 강조되어왔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LGBT 청소년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비밀로 하거나 남에게 말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부담감이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 약물 복용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 등을 참고할 때, 이 연구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성적 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남에게 밝힘으로써, 그렇지 않아서 생기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심신의 건강을 증진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부모나 학교 관계자 등이 LGBT 청소년이 성인이 되기 전에 커밍아웃하도록 도와, 이들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해당 연구의 조사 대상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고 규모가 크지 않으며, 미국의 LGBT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보호 조치 등이 개선된 결과가 작용했다며, 연구진의 결론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이 조사는 미국의 중등 및 고교생 가운데 73%가 학내 폭력의 경험이 있으며, 70%가 온라인에 루머가 확산되는 것과 같은 사이버 폭력에 시달린 적이 있다는 또 다른 조사 결과 등을 참조해 이해해야만 한다.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교 등은 12~17살의 미 중고교생 5600명을 대상으로 학내 폭력이나 학교 밖 각종 범죄 등의 피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 미국 전역에서 중고생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등의 사실이 밝혀졌다며 2017년 2월 21일 과학전문지에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학내 폭력의 경우 이를 당한 중고생의 88%는 별명으로 불리거나 놀림감이 되었으며, 77%는 따돌림을 당했다. 20%는 학교에서 흉기로 위협을 당했다. 32%는 다른 학생을 괴롭혔고 20%는 다른 학생에게 자신이 당하기 싫었던 일을 강요했다. 여학생들은 학교에서 흔히 놀림감이 된 반면, 남학생들은 다른 학생을 괴롭혔다.

사이버 폭력의 경우 34%의 중고생이 이를 경험했으며 이들 가운데 64%는 학업에 지장을 받고 학교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12%는 다른 학생에게 사이버 폭력을 가했다. 여학생들은 주로 사이버 폭력의 대상이 된 반면 남학생들은 가해자 쪽에 속했다.

사이버 폭력으로 학업지장과 불안감에 시달린 학생 가운데 평소 낙관적이고 쾌활한 학생은 이를 쉽게 극복했다. 반면 그런 성향이 아닌 학생의 경우 그 피해가 상대적으로 심각했다.

미국의 중등 및 고교에서 학내 폭력이 극심하다는 사실과 성적 소수자들이 당하는 폭력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학내 폭력이 심하다는 점을 주목할 때 성적 소수자의 커밍아웃 연구 결과의 상관관계를 주목할 수 있다. 즉, 고교 시절에 커밍아웃한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닌 것으로 보이고, 그럼으로 성인이 되었을 때 행복감이나 자신감이 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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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전 한겨레 부국장, 전 한성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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