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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다신 조우하지 못할 5월 한낮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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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다신 조우하지 못할 5월 한낮의 찰나 [손문상의 흰여울 일기] 이송도

ⓒ손문상


흰여울 마을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송도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영도를 '이송도'라는 다른 명칭으로도 부르고 있습니다.

이송도, 흰여울 마을 앞바다는 영도 해녀들의 일터입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들은 태종대 인근 중리 해녀 촌을 찾는 관광객들의 입맛을 돋게 할 맛난 것들이겠지요.

그 위로는 바닷가를 따라 잘 가꿔진 절영 산책로가 길게 나있습니다. 산책로는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영도 주민들의 아침 운동과 나들이 코스입니다. 지난 며칠간 내리던 비가 그치고 오늘 같이 햇볕이 좋은 날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산책로를 찾습니다.

흰여울 마을 길에서 이 모든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보다가 마치 화룡점정인 듯 마침표를 찍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절영의 가파른 축대 위 풀섶에서 낮잠을 즐기는 흰여울 마을의 고양이입니다.

바다 건너 송도의 도심 풍경과 묘박지의 커다란 배들, 예로부터 물질해온 해녀들과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 그리고 야생 구기자나무 사이 풀섶에서 하염없이 졸고 있는 고양이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어쩌면 다시는 조우하지 못할 5월 한낮의 찰나.

오늘은 아무 말 없이 이 풍경만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손문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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