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은 19일 초재선이 전면에 나선 당 개혁을 주장하며 쇄신 논쟁에 가세했다. 이날 오전 한국당 소속 초선의원 41명 중 32명이 참석한 모임에서 이들은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혁신안을 내놓는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문제삼았다.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김성원 의원은 브리핑에서 "김성태 권한대행의 발표와 관련해 대부분의 초선들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며 "빨리 의원총회를 소집해서 총의를 같이 나누는 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김 권한대행이 추진하는 중앙당 슬림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사전 논의가 부족했으며 의원총회를 통해 총의가 모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향후 꾸려질 비상대책위원회에 초·재선 의원들이 전면에 포진해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초선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혁신 비대위에 초·재선을 많이 참여시켜 당을 개혁하고 혁신하게 할 수 있도록 지도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다만 "인적쇄신에 관련해서는 많은 분이 의견을 줬지만 급하게 처리할 것도 천천히 처리할 것도 아니기에 지속적으로 같이 논의해 가겠다"라고만 했다.
초선들도 당 몰락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모임에 참석한 일부 의원들은 다음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실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몇몇 의원들이 우리도 같이 희생해야 한다는 의견을 줬다"며 "초선이라고 무작정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같이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불출마를 선언했던 윤상직 의원을 비롯해 정종섭 의원 등 5명이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한국당 소속 의원 112명 가운데 30%를 웃도는 41명이 초선이어서 규모로는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현재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계파 갈등, 당권 갈등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아 혁신적이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 사진이 퍼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진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 친박 핵심 모인다', '세력화가 필요하다. 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초선의원들이 모임 뒤 내놓은 내용보다 이 메모의 출처와 의미가 무엇인지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이름이 거론된 김진태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잘못하면 당이 해체될 판인데 계파싸움으로 당권 잡아서 뭐하겠다고 저러는 것인가. 나는 탄핵에 반대하고 문재인 정권과 싸운 것 밖에 없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후 5시 다시 열린 모임에서 김성원 의원은 "우리 당을 혁신하자는 목소리가 또다시 왜곡될 조짐이 보여서 이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긴급하게 모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모임에는 김성태 권한대행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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