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미래통합당에 영수회담 제안을 했으나 거부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17일 오후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이번 8월에 (여야) 당 대표를 초청해 국정 전반에 대해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면서도 "통합당은 어제, 21일로 제안했던 일정이 불가함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최 정무수석은 "전임 강기정 정무수석 때 여야 정당대표 대화를 실무적으로 협의 중이었고, 지난 13일 제가 신임 정무수석으로서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재차 대통령의 당 대표 초청 의사를 밝혔다"고 회담 추진 경과를 설명했다.
최 수석은 "문 대통령의 '여야 정당 대표 대화' 제안은 언제든 열려 있다"며 "코로나 확산, 수해 피해, 경제 위기 등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치권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고 했다. 그는 영수회담 추진 배경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16일 국회 개원 연설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를 비롯해 대화의 형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국회와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 여야와 정부가 정례적으로 만나 신뢰를 쌓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급 관계자는 통합당으로부터 들은 '회동 불가' 사유가 무엇이냐고 기자들이 묻자 "특별한 이유를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은 취임 이후 일관되게 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1일 취임 한 달을 맞이해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할 얘기가 없는데 무슨 영수회담을 하느냐"며 "정책을 던져주려고 해도 변화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문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
또 지난 5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계획을 묻는 질문에 "만남 자체는 의미가 없다. 결과물을 낼 만한 게 있을 때 만나겠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최 수석의 브리핑과 관련해 "청와대는 회담을 공식 제안한 적이 없다"며 "무례하다"고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빈말로 지나가듯 언저리에 던져 놓고, 마치 저희가 거부해서 성사가 안 된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면 전환 쇼에 무턱대고 따르라 하면 저희는 따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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