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지만, 구광모 회장은 아직 청소노동자들의 집단해고에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소통에 능하고 공감능력이 좋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구 회장이 청소노동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구 회장에게 끝장토론을 제안합니다."
LG트윈타워 1층 로비 선전 90일을 맞은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게 집단해고 사태 해결을 위한 토론을 제안했다. 구 회장이 토론에 응하지 않으면 LG트윈타워 인근에 100개의 텐트를 치고 농성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15일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 회장에게 △ 용역업체 변경 시 간접고용 노동자의 고용을 승계하는 관행에 대한 LG 그룹의 입장 △ LG 트윈타워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 해결 방안 △ 하청 청소노동자 노동조건 개선 방안 등을 놓고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구 회장이 끝내 청소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파업 100일차를 맞아 오는 25일부터 LG트윈타워 인근에 100개의 텐트를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6일 용역업체 변경을 이유로 '집단해고'된 뒤 LG트윈타워 1층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에 LG그룹은 법원에 청소노동자들의 로비 선전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지난 1월 청소노동자들의 로비 선전을 LG가 수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야간농성은 금지했다. 현재 청소노동자들은 매일 LG트윈타워 1층 로비에서 주간 선전을 하고 있다. 사태가 계속되자 LG측은 지난 2월 청소노동자들에게 'LG마포빌딩에서 근무하라'고 제안했다. 청소노동자들은 'LG측의 제안은 그룹 본사가 있는 LG트윈타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조 활동을 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소영 LG트윈타워 분회장은 "구광모 회장은 먼 곳이 아닌 LG트윈타워 30층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매일 로비에서 집단해고 사태 해결을 부르짖는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분회장은 "우리의 파업도 열흘만 있으면 100일"이라며 "구 회장이 우리를 계속 외면한다면 LG트윈타워 앞에 100개의 텐트를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투쟁을 넓혀나가며 LG그룹의 추악함을 세상에 밝힐 것"이라고 선언했다. 장성기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장은 "헌법에는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어 있는데 LG그룹은 노조를 만든 청소노동자들의 LG트윈타워 근무를 가로막고 있다"며 "왜 노조를 만든 청소노동자들이 LG트윈타워에서는 일할 수 없고 LG마포빌딩에서는 일할 수 있다는 것인지 구 회장은 명확하게 답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소노동자들은 '공개질의 및 토론제안서'를 구 회장에게 전달하기 위해 구 회장이 일하는 LG트윈타워 30층으로 올라가려 했지만 LG측 보안요원들은 건물 정문에서 이들의 진입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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