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00여 명이 근무하는 경기도 소재 ㄷ플라스틱에서 100여 명 규모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후 ㄷ플라스틱은 이주민을 표적 삼아 10여 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노동자들이 항의하자 회사는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 '당신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ㄷ플라스틱은 유령 도급업체를 만들어 자신들이 5인 미만의 노동자를 고용한 것처럼 위장하고 있었다.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고발운동을 해온 '권리찾기유니온'이 1일 한국공인노무사회관에서 지난 300일 간 고발에 들어간 사업장 사례를 유형별로 분류해 발표했다.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등록하는 방법을 컨설팅하는 노무법인들이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근로기준법상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연차휴가, 부당해고, 연장‧휴일‧야간근무 수당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 권리찾기유니온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도 사업장 인원수를 기준으로 노동법적 보호의 적용을 제외한 입법례는 없다. 하은성 권리찾기유니온 정책실장은 이날 발표회에서 "그간 80여 개 업체를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고발했다"며 이들을 크게 세 유형으로 분류했다. 각각의 유형이 한 사업장에 동시 적용되는 사례도 있다. 첫째는 실제로는 5인 이상의 노동자를 고용한 하나의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서류상으로는 사업장을 여러 개로 쪼개 등록하는 사례다. 하 실장은 "가장 쉬운 위장 방법이고 많이 알려진 사례"라며 접수 및 고발 건수도 59건으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둘째는 네 명까지만 노동자로 등록하고 그 이상의 고용인원은 사업자로 등록하는 사례다. 권리찾기유니온은 사업자로 등록된 노동자의 급여에서 4대 보험료가 아닌 3.3%의 사업자 소득세가 떼인다는 점에 착안해 여기에 '가짜 3.3 사업장'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셋째는 5인 이상 사업장으로 등록되어 있는데도 노동자에게는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속이며 초과수당, 연차휴가 등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다. 하 실장은 이에 대해 "근기법 위반에 대한 감독과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상시 5인 미만 사업장을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꾸미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컨설팅하는 노무법인이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권리찾기유니온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하는 심준형 노무사는 노무법인으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사업장을 쪼갠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의 해고 사건을 대리해 노동청으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일을 소개하며 "제가 맡은 사건과 같이 불법적 인사노무관리 컨설팅을 통해 법인을 쪼개는 방식으로 사업장 규모를 은폐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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