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승계 거부, 노조 와해공작 시달린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두 번째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다. 이들은 노동조합을 만든 뒤 고용승계 거부부터 매수 의혹에 이르기까지 갖은 와해공작을 겪었다. 먼저 LG측은 청소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첫 교섭도 끝나기 전 10여 년간 유지해오던 지수아이앤씨(지수)와의 청소 용역계약을 해지했다. 지수는 지난 1월까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두 고모 구미정, 구훤미 씨가 50%씩 지분을 나눠 소유한 LG그룹의 친족회사였다. 지수와의 용역계약 해지가 결정된 뒤인 지난해 12월 지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200만 원에서 500만 원의 돈을 줄테니 사직서에 서명하라고 종용했다. 지난 4월에는 'LG그룹 및 이해관계자를 상대로 비방 등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한 청소노동자들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1월 LG그룹의 100% 출자 자회사이자 LG트윈타워 건물관리 업체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 지수, 청소노동자 고용승계를 거부한 새 용역업체 백상기업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노동부에 고소했다. 세 달이 넘도록 이에 대한 수사는 진전이 없다. 15일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 남부지청 앞에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동부의 신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지청장과의 면담을 요구한 뒤 진입을 시도했다. 당일 남부지청은 경찰에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진입을 시도하던 노조 간부 세 명을 건조물 침입 미수 등 혐의로 연행했다.노동부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 곳인가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 복직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보낸 시간은 338일이다.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LG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고 LG트윈타워에서 계속 일하게 해달라며 거리에서 보낸 시간은 121일이다. 긴 시간 거리에서 싸우던 노동자들이 노동부를 찾았을 때 돌아온 답은 사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논의가 아닌 외면과 추방, 그리고 경찰을 통한 연행이었다. 너무 오래 제기되어온 질문이지만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이 정부의 '노동존중'은 어디로 갔나. 절절한 사연을 안고 해결책을 찾아달라는 노동자를 외면하고 내쫓는 노동부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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