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보호자의 양육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외의 경우 보호자의 정신건강이 나빠졌다는 답변이 늘어났고, 자녀가 어릴수록 그 수치는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내에서도 보호자의 양육스트레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공적‧사적 자원을 이용하는데 상대적으로 제한이 많은 저소득 및 취약 가정에 양육스트레스와 돌봄 부담이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부모의 양육스트레스 증가는 최근 보도되는 심각한 아동폭력 사건들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오늘은 지난 3월 <한국아동복지학>에 발표된 코로나19 이후 아동폭력의 유형과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가기 : ) 연구팀은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재난 위기 상황에서 아동폭력이 어떤 양상으로 발생하고 폭력 경험 아동의 심리정서 상태와 그 관여 요인을 파악하고자 했다. 그리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국내외에서 과거 동일 기간 대비 감소하였으나 이는 모니터링 및 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임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만 4세부터 만 18세까지의 아동 3375명과 그 보호자 3375명의 총 6750명을 대상으로 2020년 6월에 비대면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만 4세부터 만 9세까지의 아동 설문은 보호자가 대리 응답하도록 하였다. 종속변인은 체벌, 가정폭력 목격, 신체 학대, 정서 학대, 방임의 5가지 유형에 대한 아동폭력 경험으로 설정하였다. 독립변인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동의 '인터넷 게임 및 스마트폰 사용시간 증가' 여부, 보호자의 '평일에 아동 또는 아동끼리만 집에 있었던 날의 증가' 여부, '양육스트레스 증가' 여부, '소득 감소' 여부 등 총 4가지를 고려하였다. 아동의 심리정서는 행복함, 불안함, 지루함, 외로움으로 구분하여 아동폭력 경험 잠재유형별 아동의 심리정서를 확인하였다. 아동의 성별과 연령, '인터넷 게임 및 스마트폰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가족 갈등' 여부, 보호자의 성별과 연령, 부부 관계 만족도(부부 폭력 대리 지표), 보호자의 불안, 자녀의 공간과 물건 결핍 지수(빈곤 측정 지표), 또래 관계 만족도, 동네/국가 안정감, 수면 시간, 인터넷 게임 및 스마트폰 사용 시간, 놀이 및 여가 시간의 아동, 보호자, 가정 요인들은 통제 변인이었다. 분석 결과, 연구 참여 아동들이 경험한 폭력 경험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5가지 이질적인 잠재유형으로 분류되었다. 유형1(정서학대‧방임 유형)은 정서학대와 방임을 중복으로 경험하는 전체 18.3%에 해당하는 아동이 속한 유형으로, 이 중 일부는 신체 학대 또는 가정폭력 목격 경험도 있었다. 유형2(체벌‧정서학대‧다중폭력 유형, 전체 아동의 16.2%)에 속하는 아동들은 체벌과 정서학대를 중복으로 경험했으며, 이 아동들의 80% 이상이 가정폭력을 목격했고 50% 내외의 아동은 신체학대와 방임을 각각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3(가정폭력 목격 유형, 11.4%)에 분류된 아동들은 가정폭력을 목격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이들 중 60% 이상이 정서학대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유형4(정서학대 유형, 9.0%)에 속하는 아동들은 모두 정서학대를 경험하였고, 약 70%가 체벌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5(저위험 유형, 45.1%)에 속하는 아동들은 약 50% 정도가 정서학대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을 뿐 그 외의 폭력 경험 비율은 전반적으로 낮은 특성을 보였다. 5가지 잠재유형 가운데 정서학대‧방임 유형과 체벌‧정서학대‧다중폭력 유형에 속하는 아동들은 다른 3가지 유형에 속한 아동들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행복감이 낮고 불안함, 지루함, 외로움 수준이 높았다. 정서학대‧방임 유형에 속하는 아동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터넷 게임 및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증가 비율과 '나홀로 아동' 일의 증가 비율, 보호자의 소득 감소 비율, 양육스트레스 증가 보고 비율이 다른 잠재유형에 속하는 아동들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특성을 보였다. 또한 게임 및 인터넷 이용 시간이 가장 길었고, 놀이 및 여가 시간은 제일 적었다. 체벌‧정서학대‧다중폭력 유형에 속하는 아동들에서는 인터넷 게임 및 스마트폰 사용 시간으로 인한 가족 갈등 경험 비율과 보호자의 양육스트레스 증가 보고 비율이 다른 3가지 잠재유형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다. 이 유형의 아동들에서는 폭력 점수가 가장 높고, 또래 관계 만족도와 부부 관계 만족도가 가장 낮았으며, 보호자 불안 수준과 자녀 공간과 물품 결핍 지수가 가장 높았다. 동네와 국가 안정감은 5가지 잠재유형 중 가장 낮았다. 요약하자면, 인터넷 게임 및 스마트폰 관련 가족 갈등 경험이 있을 경우, 부부 관계 만족도가 낮을수록, 자녀 공간 및 물건 결핍 수준이 높을수록, 그리고 보호자의 양육스트레스가 증가했거나 소득이 감소했을 경우 공통적으로 정서학대‧방임 유형이나 체벌‧정서학대‧다중폭력 유형에 속할 승산이 증가되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아동이 경험하고 있는 폭력의 수준과 그 양상은 다양하며, 연령이 높을수록 방임 비율이 높아지고, 연령이 낮을수록 체벌 비율이 높아진다는 것이 본 연구에서 확인되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아동폭력의 영향요인으로 보고되어 왔던 양육스트레스와 저소득 요인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보호자의 돌봄과 양육 부담이 가중되면서 아동에 대한 여러 형태의 폭력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재난 상황에서 저소득, 한부모 가정 등 취약한 가정에서 돌봄 공백과 양육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취약 가정에 대한 다양한 돌봄 지원 체계와 경제적 보존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적 돌봄 서비스 및 프로그램의 이용 대상을 확대하고 비용 부담을 완화하며, 다양한 세제 혜택 및 현물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양육 부담과 스트레스가 가중되어 있는 보호자에게는 심리적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가정 내 폭력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촘촘한 안전망 구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동이 경험하는 폭력은 아동에게 부정적인 발달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아동의 성인기에까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아주 처참하게 다치거나 버려진 아이들의 뉴스에 뒤늦은 안타까움을 보내기보다 먼저 아동이라면 누구라도 생존권과 보호권을 보장받도록 하는데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서지 정보 - 이봉주, 장희선. (2021).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동폭력 잠재유형화와 잠재유형별 결정요인에 관한 연구. 한국아동복지학, 70(1), 147-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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