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토론회 참석 긍정 검토"…윤석열 겨냥?
최 전 감사원장은 같은날 아침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강연 및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도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강하게 각을 세우는 동시에 강경 보수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 정부의 목표 중 가장 문제가 있는 것이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부'"라며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나? 정부가 국민의 삶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은 북한 시스템"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최 전 원장은 이어 "민간에 대한 정부 개입을 줄여야 한다"면서 "세금도 특정한 세금을 말씀드리기보다 전체적 세 부담을 줄이는 게 국민 삶을 향상시키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대선 경쟁자인 윤 전 총장이 "세금을 걷어서 나눠줄거면 애초에 안 걷는 게 낫다"고 했던 말을 연상시킨다. 노동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는 "기득권, 기성 노동조합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많은 국민들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지고 그 분들의 힘을 모으겠다"고 노조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드러냈고, 교육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 같은 평준화 교육은 과감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설화 논란 끝에 이날도 '개헌 저지' 발언을 내놓은 것처럼, 최 전 원장도 출마선언 당시 지적된 '준비 부족'이라는 약점을 다 보완하지 못한 모슴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묻자 "캠프에서 전문가들과 상의 중에 있다"며 "충분히 검토가 안 돼 있어 공부하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본인의 실수담을 '셀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하루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면서 "심지어 어제는 제가 국회 정문 앞에서 언론중재법 철폐를 요구하는 KBS 노조위원장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평생 해왔던 법관으로서 부끄럽게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과 형법상 형벌을 잘 구분하지도 못하고 이상한 말을 해서 '판사 맞나' 하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나이 60넘어 맞지 않는 옷 입고 살고 있다", "매일 아침 아내에게 내려주던 커피도 내려주지 못한 채 정신없이 집을 나선 것이 한 달을 넘었다"고 "정치 초보"의 어려움을 호소하던 도중 나온 이야기였다. 한편 최 전 원장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당 경선준비위 주최 정책토론회 참석 여부에 대해 "공식 통지를 받지 못했지만 통지가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 참석에 회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 측의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윤 후보 측 나름대로 사정을 갖고 결정할 문제라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다만 원칙적으로 당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고 후보들이 서로 자기의 모습을 다 보여주면서 국민 공감을 얻는 경선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에둘러 참여를 압박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도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토론회는) 아직 캠프 관계자로부터 얘기를 못 들었다"며 "아마 당에서 공식 요청이 없었던 게 아닌가 한다. 요청이 오고 캠프에서 이야기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압박면접형 검증' 등 논란성 기획 내용에 대해서도 "어떤 이슈나 방식의 검증, 면접, 토론에 대해 당당히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제 입장에서 갈등할 이유가 없다. 그동안 잘 소통했는데 그렇게 비치는 게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된다"고 일축하며 "그런 것을 해소할 만한 뭔가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검토를 해보겠다"고 했다. 자신이 사석에서 이 대표에 대해 "최대한 참겠지만 계속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그것은 소설이고 억측"이라고 부인했다. 정진석 의원 등 자신과 가까운 중진들이 이 대표와 공개 설전을 벌인 데 대해서는 "다들 원로 정치인이고, 그 분들이 무슨 일을 할 때 제 허락을 받고 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가급적 당 지도부와 원만하게 지내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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