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슈퍼 대통령 시대를 끝내겠다"라며 집권 시 청와대 수석 제도 폐지, 국무총리 국회 추천, 행정부 법안제출권 폐지 및 예산 편성권과 감사원 국회 이관을 주장했다. 20일 한국행정-정책학회가 주관한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심 후보는 기조 발언을 통해 "양당 후보들 모두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사회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며 "단언컨대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슈퍼 히어로'처럼 여겨지는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과 권한을 분산하고 "의회를 정치의 중심으로 세우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청와대 정부'가 아니라 내각과 함께 일하는 대통령"을 제시하며 청와대 비서실을 축소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그는 '그림자 내각'으로 불리는 청와대 수석 제도를 폐지하고, 국무총리 추천권, 예산 편성권과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해 의회중심제를 추구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어 심 후보는 "다원적 민주주의가 시대정신"이라며 이를 위한 의회 제도 개혁 방안도 제시했다.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 교섭단체 제도 개선을 통해 다당제로의 전환을 추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당장 올해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부터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제안했다. 지난 2019년에 추진했던 선거법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개혁을 책임 있게 추진할 의지가 없는 정당이라는 점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오판이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제안한 '4년 중임제 개헌'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임기가 문제가 아니고 양당 기득권 정당이 35년 동안 의회를 독과점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현 정치체제의 문제는 대통령 임기가 아니라 "의회가 '통법부'로 전락된 것"이라며 "제1의 주권기관은 의회라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큰 원칙"이라고 말했다. 정부 구성에서는 노동과 복지에 관한 '왼손 부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를 인용하며 "경찰, 군대, 사법, 조세 등 전통적 의미의 기능은 국가의 오른손이고, 국민의 복지를 위해서 예산을 지출하는 기능은 국가의 왼손"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보건복지부를 국민건강부로, 고용노동부를 노동복지부로 개편해 노동복지부 장관이 사회부총리가 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균형 정부 구성을 위해 '남녀 동수 내각'과 '세대 연대 내각'의 원칙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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