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유행 정점을 지나가는 가운데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전파력이 점차 강해져 앞으로 유행 정점에 중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 당국 진단이 나왔다.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팍스로비드 잔여량은 2주면 소진될 것으로 확인돼, 정부는 치료제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BA2로 인해) 어느 정도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더 높아질 수 있"고 "(BA2의) 전파 세대기가 0.5일 정도로 (오미크론에 비해) 더 짧아서 더 빠른 전파 위험이 있다"며 "앞으로 (코로나19 유행의) 규모나 정점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질병청이 배포한 자료를 보면, 지난주(13일~19일) 기준 BA2의 국내 감염 검출률은 전주(26.3%) 대비 15.1%포인트 급증한 41.4%로 나타났다. 해외 유입 확진자 가운데서는 절반이 넘는 56.9%가 BA2 감염으로 확인됐다. 정 청장은 "BA2의 전파력은 오미크론에 비해 30% 정도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그에 따라 전 세계에서는 이미 60%의 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널리 퍼졌다"며 "우리나라는 (기존 유행이 끝나고 퍼지는) 해외와 달리 현재 오미크론 유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BA2로 인해) 점유율이 변경되므로 이 부분이 같이(오미크론과 BA2가 함께) 유행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면밀히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BA2의 거센 전파력으로 인해 BA2의 지위도 단순한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라는 종전 시각과 달리 더 심각한 대상이 됐다. 오미크론 유행이 끝나고 방역 기조를 대폭 완화한 유럽을 중심으로 BA2가 재확산함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는 새로운 유행이 시작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를 기점으로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에서 하락세를 보이던 신규 확진자 분포가 일제히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를 보면, 지난 1일 인구 100만 명당 주간 평균 1610여 명이던 독일의 신규 확진자 수는 19일 2590명으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해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SS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180만 건의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한 사람이 20~60일 간격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두 번 감염된 사례 67건을 확인했으며, 이 중 47명은 오미크론(BA1)에 감염된 후 BA2에 감염된 사례였다고 발표했다. BA2가 새로운 우점종이 돼 오미크론을 밀어내고 추가 유행을 만들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바탕으로 질병청은 지난주 전국의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평가하고 특히 급증한 치료제 수요에 대응해 먹는 치료제를 추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현재 추세로 (팍스로비드는) 2주 정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처방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MSD의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물량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머크의 라게브리오 10만 명분을 도입해 팍스로비드를 쓸 수 없는 환자에게 이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라게브리오의 국내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금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월 14일 국내에서 처음 사용된 팍스로비드는 현재 60세 이상자와 면역저하자, 40세 이상 기저질환자에게도 투약되고 있다. 그러나 특성상 신장 기능이나 간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처방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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