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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활주로가 부풀었다…기후위기發 폭염, 유럽 북부를 습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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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공항 활주로가 부풀었다…기후위기發 폭염, 유럽 북부를 습격하다 무더위 피해 강에 뛰어든 청소년들 숨지기도…UN 사무총장, 기후 대응 안 하는 건 "집단 자살"
남부 유럽에서 일주일새 1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폭염이 유럽 북부를 향하고 있다. 고온으로 영국 한 공항의 활주로가 부풀고 무더위를 참지 못한 시민들이 강과 호수에 뛰어들며 목숨을 잃는 등 더위에 대한 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은 이 지역의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영국 기상청이 이상 고온의 원인을 "온난화"로 지목한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에 대처하지 않는 것은 "집단 자살"이라며 행동을 촉구했다.    영국 BBC 방송은 18일(현지시각) 영국의 최고 기온이 38.1도에 달해 역대 세 번째로 더운 날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역대 영국의 최고 기온은 2019년 7월 캠브리지에서 기록된 38.7도다. 이날 37.1도까지 기온이 오른 웨일스 플린트셔 하워든 지역은 종전 최고 기온이었던 1990년 35.2도를 넘어서며 웨일스 역대 최고 기온을 새로 쓰기도 했다. 19일에는 런던을 포함해 3200만 인구가 거주하는 영국 중남부 일부 지역 기온이 40도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역엔 최초로 폭염 적색경보도 발령됐다. 다만 영국 기상청은 주 중반부터는 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오후 이상 고온으로 런던 근교 루턴 공항 활주로 일부 구간이 부풀어 오르면서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가 약 2시간만에 재개되기도 했다. 영국 국방부는 "극한 기온"으로 인해  남부 옥스포드셔 브리즈 노턴 공군기지의 운항을 중단하고 대체 비행장을 이용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폭염으로 철로가 휘거나 전선이 손상될 위험 때문에 잉글랜드와 웨일스 대부분의 지역에 철도 속도 제한이 적용됐다. 철도회사들은 운행편수를 축소하거나 일부 구간 운행을 아예 취소하기도 했다. 고온으로 도로가 녹을 수 있고 차량 고장도 빈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1887년에 지어진 템스강 해머스미스 다리에는 햇빛 반사막이 설치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미 2019년에 폭염으로 인한 철제 부분 손상이 발견된 바 있는 이 다리가 이번 이상 고온으로 무너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무더위에 지친 청소년들이 강이나 호수로 뛰어들며 익사 사고도 속출했다. BBC는 18일 오후 4시40분께 런던 서부 햄프턴 지역에서 템스강에 뛰어든 14살 소년이 실종됐고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남부 버크셔에 위치한 브레이호에서도 16살 소년이 익사했다. 전날엔 13살 소년이 중부 노섬벌랜드 오빙햄 타인강에 빠져 숨졌다. 16일엔 중부 맨체스터 샐퍼드 지역에서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던 16살 소년이 목숨을 잃었다. 런던 광역경찰청(MPS) 소속 리차드 스미스 경정은 18일 "오늘처럼 기록적으로 기온이 높은 날엔 강, 저수지, 호수 등에 뛰어 들어 더위를 식히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제발 그러지 말 것을 당부한다"며 "특히 젊은이들은 (물에 뛰어들자고 하는) 친구들에게 위험을 상기시키고 안 된다고 말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런던의 7월 평균 최고 기온은 22도 정도로 폭염에 대한 대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영국 가정집들은 더위보다는 추위에 대비해 지어졌고 에어컨을 구비하고 있는 집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에어컨이 없는 병원과 요양원에 입원 중인 고령자 등 취약층의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매체는 폭염 상황에서 학생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당국은 휴교를 자제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일부 학교들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는 영국의 몇몇 학교들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온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로 휴교하거나 가장 더운 시간을 피해 시간표를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도미닉 라브 영국 부총리는 1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햇살을 즐기라"고 발언해 폭염으로 인한 위협을 축소한다며 빈축을 사기도 했다.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 지역에서 일주일 간 1만7000헥타르를 태우고 3만명을 대피하게 한 산불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북부 지역도 18일 사상 최고 기온에 직면했다. 프랑스 매체 <르몽드>는 서부 낭트 지역의 기온이 42도에 달해 1949년의 최고 기록(40.3도)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북서부 대서양 연안 지역 브레스트의 최고 기온이 이날 39.3도를 기록해 종전 최고 기온인 35.1도를 넘었고 서북부 해안 생브리외 지역의 기온도  39.5도로 종전 최고 기온인 38.1도보다 높았다. BBC는 전문가들이 프랑스 상황에 대해 "폭염 묵시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BC는 네덜란드 남부와 중부 지역의 기온이 최고 39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며 폭염이 북쪽으로 향하고 있어 벨기에와 독일도 향후 40도 안팎의 고온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47도까지 오르는 폭염으로 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산불은 계속되고 있다. 스페인 전역에서 20개의 산불이 타오르고 있고 포르투갈 기상청은 본토의 3분의 1이 극단적인 화재 위험에, 또 다른 3분의 1이 심각한 화재위험에 처해 있으며 가뭄 상황도 본토 전역에 걸쳐 심각하다고 밝혔다. 영국 기상청은 폭염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았다. 기상청은 15일 낸 보도자료에서 "최근 수십 년 간 극단적 더위의 빈도·지속기간·강도가 증가한 것은 지구 온난화와 명확한 연관이 있다"며 "현재 영국 기온이 40도를 넘길 가능성은 인간 활동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연 상태에서보다 10배 가량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100~300년 주기로 왔던 40도가 넘는 폭염이 2100년까지 15년 주기로 짧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월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준비하기 위한 세계 40개국 기후장관들의 회담인 페터스베르크 기후회담이 17~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영상 메시지를 보내 기후 변화에 대해 "행동"하지 않는다면 "집단 자살"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각국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인류의 절반이 홍수·가뭄·극단적 폭풍과 산불의 위험 속에 살고 있다. 어떤 나라도 면역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화석연료 중독에 먹이를 주고 있다"며 "전지구적 위기에 직면"해 "각국은 미래를 위해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는 대신 서로를 비난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8일(현지시각) 폭염이 닥친 영국 런던의 버킹엄궁 밖에서 한 경찰관이 곰털 모자를 쓰고 근무하는 왕실 근위병에게 물을 주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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