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폭등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지속되던 지난 1998년 11월 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아울러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기면서, 지난 6월 6.0%에 이어 두달 연속 6% 이상의 상승률이 이어졌다. 이는 1998년 10월(7.2%)과 11월 이후 역시 23년 8개월 만에 처음 발생한 현상이다. 품목별 상승세를 나눠 보면 공공요금과 공업제품 가격이 급등해 전체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는 전년 동월 대비 15.7% 폭등했다. 이는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10%에 육박했던 전월(9.6%)의 상승세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공업제품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8.9% 급등했다. 석유류 가격이 35.1% 폭등했고 가공식품 가격은 8.2% 올랐다. 다만 지난달 석유류 가격 오름세는 전월(39.6%)보다는 낮았다. 국제 유가가 최근 들어 안정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앞으로는 해당 오름세가 더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7.1%였다. 채소류 가격이 25.9% 폭등해 전체 오름세를 주도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공공서비스(0.8%)와 집세(1.9%)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개인서비스 부문이 6.0% 상승했다. 외식 상승률이 8.4%에 달해 해당 부문 오름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개인서비스 부문의 상승률은 1998년 4월 6.6% 이후 가장 높았다. 소비자의 실질 체감 물가를 더 정확히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9% 올랐다. 지난 6월의 7.4%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생활물가지수를 부문별로 나눠 보면 식품 오름세가 8.8%에 달했고 식품 이외 상승률은 7.3%였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7.0%였다. 생활물가지수는 물가지수에 반영하는 품목 458개 중 특히 가계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144개 품목의 가격 변동을 따로 집계한 지수다. 치명적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그만큼 더 강해졌다. 한국은행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향후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 수준(4.5%)을 상당 폭" 웃돌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인플레 충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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