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시금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미 증시는 충격을 받아 하락세를 보였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또 다시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긴축 통화 정책을 필요로 한다"며 "이는 성장 둔화, 고용 시장 약화와 더불어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례적인 인플레이션 정국을 잡기 위해 경제 주체의 고통을 감내하고라도 다시금 과감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뜻을 명확히 하는 발언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본래 예고된 가운데, 당초 이번 잭슨홀 미팅 전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을 밟을 수 있느냐, 아니면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 혹은 그 이상의 추가 조치를 단행하느냐'에 맞춰져 있었다. 당초 예상보다 7월 미국 물가상승률이 둔화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나와 일각에서는 한 번쯤 '쉬어가는'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특히 미 경제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상황이라 '베이비스텝' 가능성이 심심찮게 대두됐다. 이 같은 시장 기대를 익히 아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가계와 기업에 '고통'이 필요하다는 정도로 강경한 발언을 한 배경을 두고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폭락장이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08.38(3.03%) 급락해 3만2283.4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 18일 이후 석 달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1.46(3.37%) 급락한 4057.6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497.56(3.94%) 폭락해 1만2141.71로 장을 마쳤다. 아울러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보여주는 이른바 '공포지수'로 꼽히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3.78 오른 25.56이 되면서 6주 만에 최고가를 나타났다. 반면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019%포인트 오른 3.391%가 됐다. <로이터>는 이 같은 시장 반응을 두고 "월가가 궁지에 몰렸다"며 개럿 멜슨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Natixis Investment Manager) 포트폴리오 전략가의 말을 인용해 "이제 인상 속도와 재정 여건 강화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제한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느냐가 문제"인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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