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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새 총리 내정 트러스, 출발부터 에너지 위기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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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새 총리 내정 트러스, 출발부터 에너지 위기 '발등에 불' 선거과정서 "부자에 더 많은 감세 혜택 돌아가는 것 공정" 주장…NYT "정치적 유리함 따라 입장 바꾸는 정치인" 평가
리즈 트러스(47) 영국 외무장관이 영국 총리로 선출됐다. 감세를 내세우며 당선된 트러스 내정자의 앞엔 연료비 급등과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한 생활비 위기 해소를 비롯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을 보면 5일(현지시각) 총리 선출을 위한 보수당원 투표에서 트러스 장관이 57.4%(8만1326표)를 득표해 42.6%(6만399표)를 득표한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을 꺾고 신임 당대표이자 새 총리로 선출됐다. 트러스 내정자는 결과가 발표된 뒤 당원들을 향해 한 연설에서 세금을 줄이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담대한 계획"을 약속했다. 6일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알현한 뒤 정식으로 취임하게 되면 트러스 내정자는 마거릿 대처, 테리사 메이 전 총리에 이은 영국의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7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퇴임이 확정된 뒤 보수당은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 경선을 치렀다. 경선에서 트러스 내정자와 수낵 장관이 최종 후보로 선출됐고 이후 한 달여 간 16만명 가량으로 추정되는 보수당 전 당원의 투표를 받아 최종 당선자가 가려졌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선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총리로 취임하게 된 트러스 내정자가 당장 직면할 과제는 연료비 급등을 포함한 생활비 위기다. 10월부터 영국 가정 연료비 상한선이 80% 높아질 예정이고 인플레이션 또한 심각하다. 영국 7월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10.1%에 달하고 이는 같은 달 8.9%를 기록한 유럽연합(EU) 물가상승률보다 높다. 연료비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물가상승률은 이미 4월부터 9%를 넘겼고 씨티그룹이 내년 1월 영국 물가상승률이 18%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하는 등 심각성이 계속해서 강조돼 왔지만 존슨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7월 초 이후 두 달 동안 이어진 사실상의 리더십 부재 기간 동안 영국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트러스 내정자는 취임 즉시 에너지 가격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선거 운동 기간 밝혔고 오는 8일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 도매 가격 상한, 소비자에 대한 청구 요금을 낮추기 위한 에너지 공급자에 대한 대출 지원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정책 패키지 규모는 1000억파운드(약 15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트러스 내정자는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초과 이윤을 얻고 있는 관련 기업에 대한 횡재세는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취임 첫 날부터 이렇게 많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총리는 드물다"면서 "그러나 에너지 위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면 정치적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활비 위기 외에도 경기 침체에 대한 대응,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 및 북아일랜드 의정서 수정 문제로 불거진 EU와의 관계 설정 등 시급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정치적으로는 존슨 총리의 불명예 퇴임 뒤 당내 경선을 치르며 분열된 보수당을 통합하고 국민들의 보수당에 대한 신뢰도 회복해야 한다. 트러스 내정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진한 성장률을 세금 부담 탓으로 돌리며 경제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감세를 강조했다. 여기에는 존슨 총리 시절 추진했던 법인세 인상 계획 폐지가 포함된다. 감세가 부유층에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지적에 대해 트러스 내정자는 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성장을 위해 세금 감면을 통해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돈을 돌려주는 것은 "공정하다"며 "재분배의 렌즈를 끼고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학자들이 트러스의 계획이 영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트러스 내정자는 외무장관으로 재임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가 국가를 보호하고 러시아를 저지하기 위해 함께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트러스 내정자의 당선을 환영했다. 1975년 영국 옥스포드에서 간호사인 어머니와 수학 교수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트러스 내정자는 자신의 부모를 "좌파"로 묘사한다. 트러스 내정자는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그린햄 커먼 공군기지에 핵무기를 설치하기로 한 마거릿 대처 보수당 정부의 결정에 항의하는 핵군축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공립 학교를 졸업한 뒤 1994년 옥스포드대 재학 중 자유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에서 활동하며 군주제 폐지를 주장했지만 현재는 여왕과 왕실이 영국 성공의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졸업 후 석유기업 셸 등에서 회계사로 일하다 2006년 런던 남동부 그리니치구에서 보수당 구의원으로 일했고 2010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2012년 내각에 입성한 뒤 환경장관, 법무장관 등을 역임했고 2021년부터 외무장관을 맡았다. 2016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투표 당시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투표 결과가 나온 뒤엔 확고한 찬성파로 돌아서기도 했다. 지난 7월 존슨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벌어진 내각 줄사퇴 땐 끝까지 장관직에 머물며 존슨 충성파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러스 내정자가 "경력 전반에 걸쳐 필요에 따라 입장을 바꿔 가며 정치적으로 더 유리한 입지를 취하려는 본능을 보여 왔다"고 평가했다. 트러스 내정자는 가장 존경하는 보수당 총리로 대처 전 총리를 꼽는다. 대처 전 총리와 유사한 복장이나 콘셉트로 사진을 촬영한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트러스 내정자는 이러한 의혹 제기는 성차별적이며 "여성 정치인들이 항상 마거릿 대처와 비교되는 것이 좌절스럽다"고 비판했다.
▲영국 신임 총리로 당선된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5일(현지시각) 런던의 보수당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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