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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이제는 멈춰야 한다면…924 행진에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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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기후위기 이제는 멈춰야 한다면…924 행진에 모이자 [인권의 바람] 기후위기의 책임을 묻는 것이 인권의 시각
지난 8월 폭우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삶터와 일터를 잃었다. 당시 기억나는 보도 중 하나는 전북 남원에서 물에 잠긴 송아지들이 목을 내놓고 헤매는 모습이다. 기후 재난의 피해는 사람에게만 미치지 않았다. 잦은 기후변동 원인은 인간의 환경파괴와 탄소배출인데, 원인제공자도 아닌 동물들이 위협을 받았다. 폭우만이 아니었다. 당시 남쪽 지방은 폭염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9월 몰아친 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포항과 부산 등 영남 권역만이 아니라 전남 시골마을에도 피해가 갔다. 제방이 허물어지고 건물이 부서졌다. 명절과 수확을 앞두고 과일이 떨어졌다. 다행히 12호 태풍 무이파와 13호 태풍 므르복은 우리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고 지나갔다. 14호 태풍 난마돌의 경로와 강도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한다. 태풍은 기후위기 전에도 불었다. 하지만 현재의 태풍은 과거와 다르다. 태풍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자연재해의 피해자라고만 할 수 없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보다 2배 증가하면 태풍의 총 발생 수는 줄지만, 3등급 이상의 강력한 태풍으로 발생할 확률이 50%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다가 따뜻할수록 태풍은 강해진다. 인간의 탄소배출이 지구를 뜨겁게 하는 지구온난화를 낳고, 지구온난화는 태풍의 피해를 더 크게 만든 것이다. 기상청이 발표한 <한국기후변화보고서2020>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월평균 관점에서는 이상고온 경향이 뚜렷하다. 여름철 평균기온의 빈도가 증가했고, 강수량도 증가했다. 겨울철 평균기온의 온난화 추세는 2000년대 이후 극한저온 현상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기후위기를 인권의 문제로 바라본다는 의미

기후위기는 모든 사람들의 생존의 문제로, 생명권과 생계를 위협한다.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들의 생명도 앗아간다. 지난 8월 폭우에서 알 수 있듯이, 열악한 주거에 살 수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들, 재난을 피하기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이나 폭우 속에서도 일을 강요받는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들이 특히 더 큰 위험에 노출된다. 기후위기는 보편적인 위협이지만 특별히 더 많은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있다. 차별과 기존의 불평등으로 인해 여성, 아동, 장애인과 같이 의사 결정권이 약하거나 자원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인구 집단의 피해 위험은 특히 크다. 원주민 및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기후위기에 대처할 자원이 없거나 차별받는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이상기온현상은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이 된다. 사회구조가 불평등하기에 위기의 결과는 차별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기후위기는 인권의 문제다. 기후위기로 인해 건강권과 생명권, 주거권, 노동권을 잃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기후위기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2019년 세계인권의 날에 유엔인권최고대표가 "기후위기는 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의 인권 위협"이라고 말한 까닭일 것이다. 또한 기후위기가 인권의 의제라는 것은 국제인권기구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국가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강조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7월 28일 유엔총회가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환경에 접근할 권리를 보편적인 인권으로 선언하는 역사적인 결의안을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2019년 유엔 5개 국제인권조약기구(여성차별철폐위원회,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 위원회, 모든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 의 권리 보호 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 장애인 권리위원회)의 공동성명에서도 잘 드러난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인권 피해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하거나, 이러한 피해에 기여하는 활동을 규제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당사국의 인권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유엔 5개 국제인권조약기구의 인권 및 기후변화에 관한 공동성명, 2019년 9월 16일
기후위기가 인권의 문제라는 말은 단지 소수자들이 입는 피해만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니다. 인권침해를 발생시킨 원인과 구조를 파고 들어가야 해결될 수 있음을 뜻한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아껴 쓰며 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확산하는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려면 사회적 소수자를 억압하는 구조적 차별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기후위기를 인권의 문제로 바라본다는 것은 기후위기를 확산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원인제공자에게는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다. 대기업 같은 주요행위자에게 책임을 묻고 기후위기의 사회체제를 바꾸기 위해 실현하는 것이 기후위기를 인권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일일 것이다. 기후위기를 양산하는 사회구조는 무엇인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끝없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자본, 자본주의체제다. 가장 큰 이익을 얻으면서도 책임을 지지 않는 대기업과 이를 방관하는 국가다. 정말 이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이러다가 다 죽어" 갈 것이다. 아시다시피 탄소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행위자는 대기업이며, 부유층이다. 2021년 녹색연합이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NGMS)상에 공개된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대 그룹(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2020년 대기업집단)이 차지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년 기준, 국내 전체 배출량의 36%를 차지한다.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계열사 포함)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함하면 11개 그룹의 배출량은 한국 배출량의 64%를 차지한다.
ⓒ녹색연합
기후불평등은 국내에만 국한된 사안이 아니다. 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4차보고서(2007)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처럼 지구의 기후위기 원인을 제공한 책임은 작지만 기후위기의 부정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들이 있다. 방글라데시는 태풍과 가뭄, 반복되는 홍수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탄소발자국은 1인당 0.3톤으로 기후위기 그라운드 제로다. 한국은 2019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9위이며, 1인당 온실가스배출량은 연간 13톤이다.(유럽 7톤, 일본 7톤) 우리가 한국정부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강조해야 하는 이유다.

924 기후정의 행진, 921 기후악당 혼쭐내러 가기

기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해결방식도 정의로워야 한다. 기후정의는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원인제공자와 위기의 피해를 입는 자들의 이익과 피해의 불균형함, 비윤리적이고 정의롭지 않음을 인식하고 이를 줄여야한다는 문제의식으로 나온 말이다. 위기를 초래하는 정책을 입안한 집단이 따로 존재하고, 그 과정에서 결정권이나 정보조차 얻지 못하는 집단이 더 큰 피해를 입는 의사결정구조는 개혁해야 한다. 환경정의론의 맥락으로 분류하면 분배적 정의, 절차적 정의의 문제이기도 하다. 나아가 기후정의는 기후위기와 연관된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힘을 높이는 운동이기도 하다. 유엔 5개 국제인권조약기구의 인권 및 기후변화에 관한 공동성명에서 말한 "여성, 어린이, 장애인과 같은 기타 사람들을 피해자나 취약성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 노력에서 변화의 주체이자 필수적인 파트너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과 맞닿아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모든 사람이 인종, 성별, 장애유무, 나이 등 정체성이나 사회적 위치와 관계없이 평등하게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기후정의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석탄 산업을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할 때 노동자들이나 지역주민의 참여와 이후 일자리 연계나 소득연계 등이 같이 되어야 정의로운 전환이 될 수 있다. 한국정부는 대외적으로는 기후위기에 대처한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는 지구를 갉아먹고 있는 탐욕의 자본주의 체제를 전환하려기보다 과학기술의 혁신으로 위기를 넘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 그래서 9월 24일 이대로 살수 없다는 절박감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을 행진하기로 했다. 그리고 9월 21일 기후위기를 심화시킨 악당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대기업 본사들이 모인 강남을 행진하기로 했다. 지금 당장 체제전환을 할 수는 없어도, 지금 당장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책임자들에게 멈추라고 항의하고 경고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새로운 체제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대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함께 걷자! 함께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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