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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농지 태양광으로 덮이는데…대도시 재생에너지 자립률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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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농지 태양광으로 덮이는데…대도시 재생에너지 자립률은 1%

"소비처에서 생산을…도시 유휴부지 입지 발굴 추진해야"

지난 5년간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로 인해 사라진 농지와 염전 면적이 2만 헥타르(㏊)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막대한 규모의 농어업 현장이 태양광 발전시설로 대체되는 한편, 에너지 다소비 지역인 수도권 등 대도시의 재생에너지 자립률은 1%에도 못 미치는 지역이 많아 지역 간 불균형 문제가 지적된다.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최춘식 의원(국민의힘)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7~2021) 777㏊의 염전이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를 이유로 폐업·폐전했다. 전라남도 지역이 612.5㏊로 규모가 가장 컸고, 충청남도는 164.4㏊로 그 뒤를 이었다. 일조량이 풍부한 염전 지역의 특성상 태양광 발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최 의원은 "해당 여파로 국내산 천일염 생산량은 지난 5년간 감소하는 추세"라며 가격 또한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16년 32.3만톤이었던 국내산 천일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1년 28.1만톤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천일염의 가격 또한 20㎏ 기준 17년 3180원에서 1만4929원(22년 8월 기준)으로 상승했다.

최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태양광 발전 비중 확대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자연 파괴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염전까지 태양광 설비가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국내산 천일염 생산 생태계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라고 지적했다.

농지 또한 태양광 발전시설로 덮이고 있었다. 이달곤 의원(국민의힘)은 앞서 23일 지난 5년간(2017~2022년 5월)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목적으로 전용된 농지 면적이 1만342㏊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북(3208㏊)과 전남(2138㏊)의 농지전용 면적이 50%를 차지했다. 이 의원은 "농지는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국가의 자산"이지만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농지잠식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염전과 농지가 태양광 발전시설로 대체되면서 땅값 상승과 경관파괴, 주민수용성 등이 여전히 문제로 제기된다. 특히 염전과 농지 비율이 큰 전남 지역은 2020년 말 기준 태양광·풍력 발전 용량이 3967메가와트(MW)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이에 주민들은 '농어촌파괴형 풍력 태양광 반대 전남연대회의'를 조직해 무분별한 발전 설비 확대를 비판하고 있다.

▲ 염전과 농지 등 전국 농어업 현장에 태양광이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키며 들어오고 있지만 대도시 신재생에너지 자급률은 여전히 낮았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군 단위 지역에서는 재생에너지로 사용 전력의 100%를 충당할 수 있는 RE100이 달성된 지역도 있지만 수도권의 재생에너지 자급률은 1%도 미치지 못했다. ⓒ연합뉴스

태양광은 농어촌에 짓고 전기는 수도권이 쓰고?

염전과 농지 등 전국 농어업 현장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키며 들어오고 있지만 대도시 신재생에너지 자급률은 여전히 낮았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군 단위 지역에서는 재생에너지로 사용 전력의 100%를 충당할 수 있는 RE100이 달성된 지역도 있지만, 수도권의 재생에너지 자급률은 1%도 미치지 못했다.

에너지전환포럼이 지난 21일 발표한 '2020년 재생에너지 전력자립률 조사결과'에 따르면 RE100을 달성한 지역은 4곳으로 모두 군 단위였다. 국내 최대 천일염 생산지이자 염전이 집중된 전남 신안군의 경우 재생에너지 자립률이 99.8%에 달했다. 재생에너지 자립률이 50% 이상인 지역도 15곳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 49곳은 재생에너지 자립률이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24곳), 경기(18곳), 인천(7곳) 등 인구가 많은 대도시 지역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데 비해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현저하게 낮았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에너지 자립률의 지역 간 불균형 문제가 재생에너지 자립률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대도시 지역의 경우 낮은 재생에너지 자립률을 극복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입지로) 도시의 공유지와 유휴부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도시와 산업단지의 옥상, 주차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더 많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나서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의무화, 도시 유휴부지 입지 발굴 등을 추진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모든 신축 건물 지붕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일본 도쿄 또한 단독주택을 포함한 아파트, 빌딩 등 신축 건물에 태양광 패널 설치 의무를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한국은 내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건축물(민간건축물은 2024년부터)을 에너지효율이 높고 에너지자립률이 20% 이상인 제로에너지건축물(ZEB)로 인증 받아야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력사용량이 많은 산업단지나 도심 내 유휴부지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설치 의무화 등 적극적인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 '서울시‧인천시‧경기도 주차장의 태양광 잠재량 평가 보고서'을 발표하며 "수도권 지역 282개 주차장을 활용하면 연간 417.5기가와트아워(GWh)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라며 "이는 2020년 기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정하는 국내 전기차 총 전력수요 300GWh보다 1.4배 많은 전력을 공급 가능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단체는 수도권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 개선을 위해 주차장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의무화 제도, 도시 유휴부지 재생에너지 입지 발굴 및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제 등 정책 도입을 촉구했다.

▲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 '서울시‧인천시‧경기도 주차장의 태양광 잠재량 평가 보고서'을 발표하며 "수도권 지역 282개 주차장을 활용하면 연간 417.5기가와트아워(GWh)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라며 "이는 2020년 기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정하는 국내 전기차 총 전력수요 300GWh보다 1.4배 많은 전력을 공급 가능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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