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배달기사들을 이르는 멸칭이다. 배달 플랫폼 사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2010년대 후반부터, 신호위반·과속 등 위험운전을 불사하는 라이더들의 운전 경향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유행한 용어다. 지난 12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사업장별 산재신청 건수는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에서 1336건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배달 플랫폼 기업인 쿠팡이츠서비스 또한 339건으로 산재신청 상위 10개 기업 안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기준 배달의민족의 산재 신청 순위는 91위에 불과했다. 통계는 배달 플랫폼 사업이 성장하면서 도로 위 라이더들의 사고 또한 급속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부주의한 라이더'들이 늘어나서 일까. 노동계는 라이더들의 위험운전 뒤에 플랫폼 기업의 '설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효성 없는 안전교육과 플랫폼의 이익만 배불리는 배달 알고리즘 등 기업이 깔아 놓은 '자본의 논리'가 라이더들을 "수입을 위해 안전을 포기해야 하는" 구조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다.
라이더유니온, 노회찬재단, 서울노동권익센터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배달플랫폼 AI 알고리즘 검증결과 토론회'를 열고 "배달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선 기업의 책임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8월 '배달플랫폼 배차방식 및 안전 검증 실험'을 진행했다. 총 32명의 라이더들이 주중(월~목요일) 4일 간 평소와 같은 방식으로 운행 실험에 참여했고, 그 중 29명의 라이더들이 '신호데이'로 정한 금요일에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키는 안전운행 방식으로 비교 데이터를 쌓았다. 실험 결과 신호 및 교통체계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신호데이(금요일)엔 일반적으로 주문이 많은 금요일임에도 평상시(월~목)에 비해 상당량의 소득감소(중위소득 기준)가 나타났다. 시속 60킬로미터(Km)의 최고속도 기준을 충족한 안전그룹의 경우 약 12%(56280원에서 49420원원)의 소득이 감소했고,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일반그룹의 경우에도 약 5%(59100원에서 56240원)의 소득이 감소했다. 사회학자 박수민 박사는 실험결과를 두고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들은 배달료 폭등을 겪었는데, 정작 라이더들이 받는 배달료는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라이더가 '안전'을 선택하면 소득은 감소하게 되는데, 현재 임금체계상 그 소득감소는 오롯이 라이더 개인의 책임"이 된다는 것이다. 안전수칙을 지키면 지킬수록 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 배달료가 피크타임과 비 피크타임에 맞춰 변동되는 '실시간 요금 변동제'는 라이더들의 안전수칙 미이행을 더욱 부추긴다. 박 박사는 "비 피크타임엔 평균 2700원 수준의 낮은 배달료가 책정되기 때문에 피크타임에 많은 소득을 올리지 못하면 전체 소득 수준이 낮아지는 구조"를 지적하며 "라이더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소득을 맞추기 위해 저녁 5~6시 사이 굉장히 짧은 피크타임에 최대한 많은 배달을 수행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이에 더해 "라이더들이 유가, 보험료 등 노동 과정에서 드는 부대비용을 모두 자기가 책임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실험결과로 제시된) 소득 평균값은 이러한 비용이 반영되지 않은 포괄 소득이고, 부대비용을 반영하면 약 20% 정도의 비용이 소득에서 추가로 빠지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실제 거리만큼 책정되지 않는 배달료 △음식점 및 배달기사에게 불평등하게 적용되는 수수료 제도 △보험료 등 부대비용 전가 및 부실한 안전교육 체계 등 이전부터 지적돼온 '사측 비용절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계약구조가 노동자들로 하여금 배달 위험운행을 감수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라이더유니온의 안전운행 실험에 직접 참여한 배달 노동자 박준성 씨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음식점에서 배달료 명목만으로 수수료 6000원과 15% 정도의 주문수수료를 따로 공제해간다. 거기다 손님에게 배달료를 또 받아간다"며 "그리고 저희한테 지급되는 건 2500원, 3000원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험을 진행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딱 하나, '이거 불가능하다'라는 것"이라며 "본인의 생계가 걸려있으니까 직접 경험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구나 하고 당연하게 (교통법규를) 위반하게 된다"라고 실험 소감을 밝혔다. 그는 라이더들의 안전운행을 정착시킬 사측의 대안으로는 화물차 등에 적용돼 안전사고 감소효과를 낸 바 있는 '안전배달료' 제도를 주장했다. 라이더유니온의 이번 실험을 지원한 노회찬재단 측도 "왜 배달 노동자들이 그 위험한 운전을 할 수밖에 없을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를 찾은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재단이 라이더유니온에 주목하고 (해당 실험을) 지원한 이유는 '플랫폼 기업들이 이윤은 챙기면서 의무와 책임은 다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 때문"이라며 "앞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는 데 이번 토론회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