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수지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1년 전에 비해 흑자 규모는 급감했다. 무역수지 악화 기조가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치)'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한국의 경상수지는 16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8월(30억5000만 달러 적자)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경상수지는 외국과 거래에서 발생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입 정산 결과,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의 이동에 따른 수입과 지급의 정산 결과를 종합한 지표다. 자본의 국가간 이동 결과를 나타내는 자본수지와 함께 국제수지를 이루는 핵심 지표로, 한 국가의 종합적인 무역 성적을 나타낸다. 경상수지가 흑자라면 그만큼 수출입으로 인해 생산량과 일자리가 늘어난 정도가 수입으로 인해 줄어드는 것보다 큼을 뜻한다. 반대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다면 무역의 결과 외화가 줄어들고 실업이 늘어나는 등 국가의 대외신인도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악성 지표가 커진다고 볼 수 있다. 9월 경상수지의 세부항목을 보면,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가 8월 44억5000만 달러 적자에서 9월 4억9000만 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9월(3억4000만 달러 적자)에도 지속됐다. 본원소득수지는 전년 동월의 11억3000만 달러 흑자에서 올해 9월에는 18억4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다만 9월 경상수지는 지난해 같은 달의 105억1000만 달러 흑자에 비해 그 흑자 규모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241억4000만 달러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기간 674억10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경상수지의 핵심 지표인 수출입 성적이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 경상수지가 흑자를 유지할지, 흑자를 유지할 경우 그 규모가 증가해 경상수지 하락세를 멈출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9월의 수출입 내역을 살펴보면, 전년 동월 대비 철강제품(39억7000만 달러)의 수출 규모가 16.5% 급감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117억6000만 달러)와 가전제품(6억4000만 달러)의 수출 증가율이 각각 -5.0%, -6.2%에 머물렀다. 반면 석유제품 수출액이 54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51.3% 급증했고 선박 수출액도 11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20.0% 증가했다. 9월의 수출 총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한 574억5000만 달러였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16.0%)과 중동(9.4%), 일본(2.4%)으로의 수출 규모가 증가한 반면, 중국(-6.5%), 동남아시아(-3.0%)로의 수출 규모는 감소했다. 9월의 수입액 총액은 전년 동월 대비 18.6% 급증한 612억3000만 달러였다. 원자재 수입액이 333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5.3% 급증했다. 자본재 수입액 역시 188억 달러를 기록해 10.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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