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노동시간 유연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시장 개편과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건보 개편에 본격 착수했다. '주 52시간제'와 '문재인 케어' 무력화에 동시다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 철회를 먼저 언급하며 "우리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2차례의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된 후에야 이 파업이 끝난 것이 유감"이라고 했다. 또한 "파업 기간 중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해선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폭력, 갈취, 고용 강요, 공사 방해와 같이 산업현장에 만연한 조직적인 불법행위 또한 확실히 뿌리 뽑아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거듭 "경찰 등 법 집행 기관은 엄중한 책임 의식을 갖고 불법과 폭력에 단호하게 대처해주길 바란다"며 "국가가 신속하고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하지 않고 이를 방치한다면 국민과 근로자들, 사업주들은 겁나고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임기 내에 불법과의 타협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과 함께 법과 원칙이 바로서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발표한 노동시장 개편 권고안을 거론하며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높이고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한편,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문제 등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권고 내용을 토대로 조속히 정부의 입장을 정리하고, 우리 사회의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전날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연장근로 정산 기간을 월, 분기, 연 단위로 늘리는 권고안을 발표해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가 주도하는 건겅보험 개편 방안에 힘을 실으며 '문재인 케어' 뒤집기에도 적극성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후 보루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지난 5년 간 보장성 강화에 20조 원을 넘게 쏟아 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하면서 대다수 국민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은 재정을 파탄시켜,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고 결국 국민에게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건강보험 급여 항목 중 남용이 의심되는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검사에 대한 급여 적용 여부를 재점검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건보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건보 급여와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건보 낭비와 누수를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증질환처럼 고비용이 들어가지만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필수 의료는 확실히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보제도의 요체"라며 "건보 지속가능성을 재고하고, 중증질환 치료와 필수 의료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회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정부의 첫 예산안 법정기한이 열흘이 넘게 지나가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내년 상반기 중 조기 집행되도록 집행 준비에 만전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각 부처에 당부했다. 특히 "세제 개편안에는 우리의 국익과 민생의 사활적 이익이 걸려있다"며 "세제 개편을 통한 국민의 과도한 세부담을 정상화하고, 법인세를 인하해 기업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활력이 제고될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야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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