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서 말하자면 센터 운영자들이 우왕좌왕할 때 바른길로 잡을 수 있었고, 코호트 격리하겠다고 막 하는 것도 못하게 했었고. 또 과도하게 직원들 요양 선생님들 힘들게 할 걸 필요 없이 힘들게 하는 것에서 보호하는 것도 했고. 나중에 보호 장구도 마련해달라고 하는 것도 노동조합이 얘기했고…."
노조가 현장의 의견을 전달해 운영진의 판단을 돕고, 과도한 조치는 막으면서, 보호 장구를 제공하게 만들었다.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드문 사례이고, 대체로 의사결정 거버넌스 구조에 노조를 포함한 노동자 대표들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노동자의 대표들이 의료기관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 및 단체들의 민주적인 의사결정 거버넌스 속에서 자신들의 역할들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었다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감염병 대응 및 관리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보건의료 영역에서 노조는 노동자의 복리뿐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2020년 미국 뉴욕 주 요양시설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노조가 없는 기관에 비해 노조가 있는 시설의 코로나19 사망률이 30% 정도 낮았다.(☞ 바로 가기 : <HEALTH AFFAIRSVOL> 39, NO. 11 '') 노조의 긍정적 효과가 해당 노동자들 외부까지 미치는 사례가 어디 보건의료 영역뿐일까. 과도한 실적 혹은 시간 압박이 없고,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환경이 보장된 노동에서 비롯된 상품과 서비스의 질이 더 좋으리란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다시 출산율을 보자. 출산율을 낮추는 요인은 복합적이지만, 그중에서도 물적 토대를 빼놓을 수 없다. 커플이 둘 다 풀타임으로 노동을 해야 겨우 양육하며 생활할 수 있는 사회이다 보니 아예 결혼 그 자체를 포기하는 사회 아닌가. 그리고 한국의 연간노동시간은 2021년 기준 OECD 국가 중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다음으로 길다.(☞ 바로 가기 : 국가통계포털 '') 소득도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 그대로니, 이른바 저출산 예산으로 수 십조 원을 쏟아 부어도 여전히 암울하다. 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도 모자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히려 노동시간을 늘리고, 유연하게 만들겠다고 한다. 연장근로에 대한 초과근무수당을 받을 수 없는 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소득이 감소될 수도 있다는 불안은 결혼과 출산은 고사하고 본인의 미래조차 장담하지 못하게 한다. 일을 몰아서 해야 할 상황들이 반복되는 경우 안전사고와 건강 악화의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당장 내 몸을 지켜야 한다. 노조는 악의적 프레임과 직접적 공격에 대응하느라 분투하고, 대중의 시선은 노조 때리기에 쏠려있는 사이 정부는 차근차근 노동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 조직률이 14.5%에 불과한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다시 노동자의 삶과 건강을 보호하는, 시민사회 구성원들에게 양질의 생산물을 공급하는데 기여하는 노동조합의 중요성을 주장한다. 또한 노동조합과 노동자의 대표들이 연대를 통하여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을 지키는 것, 그리고 정부와 자본가가 필요에 의해서라도 노동조합의 활동과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을 보장하는 것이 수십조의 저출산 예산보다 사회의 지속가능성 제고에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역대 최저 합계 출산율, OECD 최하위 합계 출산율을 앵무새처럼 매년 되뇌는 것도 이제는 지겹지 않은가! 정부가 정말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면 노동조합을 탓하지 말고 스스로의 무능과 자본가의 탐욕을 탓하라. 그리고 해야 할 일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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