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국세 수입이 한해 전보다 6조8000억 원 덜 걷혔다. 이 같은 감소 폭은 1월 기준 역대 최대다. 경기 악화 여파가 국가 재정 악화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1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3월호를 보면, 올해 1월 국세 수입은 42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49조7000억 원에서 급감했다. 세부 항목을 보면 경기 침체로 가는 길목에 선 국가 상황이 그려진다. 소득세는 12조4000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13조2000억 원) 대비 8000억 원 감소했다. 기재부는 "이자소득세 등은 증가했으나, 부동산 거래량 감소로 인해 양도소득세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법인세도 감소했다. 지난해 2조9000억 원에서 올해 1월에는 2조1000억 원이 됐다. 기재부는 "2021년 하반기 세정지원에 따라 작년 1월 세수이연 기저효과가 발생"해 그 영향이 올 1월 법인세수 감소로 두드러진 결과라고 풀이했다. 소비 침체도 확인됐다. 1월 부가가치세는 20조7000억 원이었다. 작년 1월 24조4000억 원 대비 3조7000억 원 급감했다. 이 역시 세수이연 기저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관련해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의 납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부가세 확정신고 기간을 2021년 10월에서 작년 1월로 연기해줬다. 그에 따라 지난해 부가세가 평년보다 크게 걷혔고, 그 영향이 반영돼 올 1월에는 부가세가 급감했다. 교통세는 지난해 1월 1조1000억 원에서 올 1월 1조 원으로 감소했다. 유류세 한시 인하 영향이 반영됐다고 기재부는 밝혔다. 관세는 9000억 원에서 올해 1월 6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올 1월 세외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2000억 원 증가한 2조 원으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과징금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4000억 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기금 수입은 부담금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9000억 원 증가함에 따라 1년 전보다 2조7000억 원 늘어난 16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국세 수입과 세외 수입, 기금 수입을 모두 합산한 올 1월 총수입은 61조4000억 원이었다. 이는 작년 1월 65조3000억 원 대비 3조9000억 원 감소한 수치다. 총지출도 줄어들었다. 올 1월 총지출은 51조1000억 원이었다. 작년 1월 56조3000억 원 대비 5조2000억 원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 확정이 지연돼, 사업 계획 수립이 그에 따라 역시 지연됐고, 그 결과가 총지출 감소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차감한 통합재정수지는 10조3000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월보다 1조3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국민연금기금, 사학연금기금, 산재보험기금, 고용보험기금)을 뺀 관리재정수지는 7조3000억 원 흑자였다. 관리재정수지는 실제로는 납입자의 돈인 보장성 기금을 빼 실질적으로 정부의 재정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를 종합하면, 정부의 총수입이 줄어들면서 총지출도 함께 줄어든 결과로 정리된다. 나라 살림이 쪼그라들었다는 얘기다. 한편 올해 들어 2월까지의 국고채 발행량은 28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총 발행한도의 16.8%를 차지했다. 1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4조8000억 원이었고 2월은 13조4000억 원이었다. 정부는 "2월 조달금리는 1월과 유사한 3% 중반대"였고 "응찰률은 작년 평균을 웃돈 282%"였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들어 SVB 파산 영향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여파로 인해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정부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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