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 추세가 3월 들어서도 계속됐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올해 '3월 1일~20일 수출입 현황' 자료를 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한국의 총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09억4500만 달러였다. 이는 전년 동기(374억6700만 달러) 대비 17.4% 급감했다. 전월 같은 기간(333억8800만 달러)에 비해서도 2.8%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액은 이달 총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로 확정된다면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하는 셈이 된다. 이 같은 수출액 감소 행진은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심상치 않다. 반도체 수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44.7% 급감해 반토막 났다. 무선통신기기 수출 규모가 40.8% 줄어들었고 정밀기기도 26.0% 감소했다. 반면 승용차 수출은 69.6% 급증했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으로의 수출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36.2% 급감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액도 8.9% 감소했다. 대 베트남 수출이 28.3% 줄어들었고 일본(-8.7%), 인도(-3.1%)로의 수출 규모도 감소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4.6% 증가했다. 이 기간 수입액은 372억6900만 달러였다. 전년 동기(395억1400만 달러) 대비 5.7%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들어 국내 무역 규모 자체가 축소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원유(-10.3%)와 반도체(-4.8%) 수입액이 감소했다. 가스 수입액은 23.1% 급감했다. 반면 석탄(19.4%), 승용차(24.5%)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대 중국 수입액이 9.1% 증가했고 대만으로부터 수입액도 14.1% 늘어났다. 반면 미국(-13.9%), EU(-2.9%), 일본(-13.9%), 호주(-24.7%)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감소했다.
수출액과 수입액을 합산한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63억2300만 달러 적자였다. 전월 같은 기간(-61억1500만 달러)에 비해 적자 폭이 커졌다. 만일 이달 총 무역수지가 적자로 확정된다면 지난해 3월부터 이달까지 13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 이어지는 셈이 된다. 1년 이상 무역적자가 지속된 이전의 마지막 시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이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이다. 한편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총 누적 무역수지는 241억3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65억2400만 달러에서 3.7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역적자 누적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20일까지 누적 무역 적자액은 186억3900만 달러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배 컸다. 이달 들어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갈수록 무역적자 누적에 가속도가 붙는 셈이다. 작년 연간 총 무역적자액은 477억85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액만 지난해 총 적자액의 절반이 넘었다. 지금과 같이 무역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초유의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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