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 농성에 돌입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7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29이태원참사진상규명특별법이) 숙려기간을 한참 지난 오늘까지도 관련 소관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에 안건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라며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농성 돌입을 밝혔다. 이태원 특별법은 지난 4월 국민동의청원 청원인 정수 5만 명을 달성한 후 국회로 갔고, 183명이라는 최다의원수로 공동 발의된 상황이다. 그러나 발의 당시부터 특별법 제정에 반대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측은 해당 법안이 '정쟁 법안'이 될 수 있다며 법안의 행정안전위원회 상정을 거부하고 있다. 이날 유족들은 "특별조사기구의 조사를 통해 참사의 진실을 마주하게 해달라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왜 정쟁으로 간주하는지 묻고 싶다"며 "진상규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정부의 책무이고,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피해자의 정당한 요구이자 권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미 국정조사가 진행되었고, 책임자들에 대한 공판이 진행 중이니 특별법이 필요하지 않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참사의 책임자들은 국정조사에서도, 공판에서도 책임을 부인하고 기록을 자의적으로 삭제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이어 "독립적인 진상조사기구를 통해서만 진실을 규명할 수 있고, 진실이 규명되어야만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특별법 제정 촉구의 취지를 밝혔다. 이정민 유가협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달 31일 서울시의 대피문자 오발령 사태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전에 관해서는 지나친 것이 모자란 것보다 낫다"라고 해명한 것을 언급하며 "그런데 2022년 10월 29일의 안전은 모자라도 한참 모자랐다. 아니, 아예 없었다. 왜 그 때 그 때마다 인식이 다른가"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행은 "현재 꼬리 자르기 수사로 구속되어 있는 관련 피의자들은 한결같이 본인들의 잘못을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이런 수사를 통해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려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며 "이태원 참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조금이라도 책임감을 느낀다면, 정부여당은 이태원 특별법을 진솔하게 들여다보고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신속히 진심을 다해 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권 관계자들이 찾아와 유족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말을 전했다. 이재명 대표는 "(참사 당일) 현장에서 질서 유지만 제대로 했더라도 이런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진상을 규명하고 이런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새롭게 강구하고 억울한 피해자에 합당한 권리보장이 가능하도록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대표 또한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유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 망언과 2차 가해를 일삼던 국민의힘은 참사를 정쟁으로 몰고 가더니 이젠 참사가 없던 일인양 잊혀지기만 기다리고 있다"라며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여당의 태도를 가리켜 "참 못된 집권여당"이라고 꼬집었다. 유족들은 이날을 시작으로 진행되는 농성 기간 동안 매일 국회를 찾아 행안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여야 관계자들을 만나 특별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그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유족들은 지난 5월에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일주일 간 농성을 진행했다. 이날 유족들은 "농성을 하는 동안 우리는 단 한명의 국민의힘 의원도 만나지 못했다"라며 여당 측 의원들이 이제라도 유가족과 만나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오는 8일 오전부터는 서울시청 인근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부터 159㎞ 릴레이 시민행진도 진행한다. 분향소를 출발해 서대문, 마포를 거쳐 여의도까지 이르는 8.8㎞ 거리를 유가족과 자원 시민들이 함께 행진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