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 규모 7조 원 줄였다
통상 가계는 순자금운용(+) 상태에서 보유한 여윳돈을 예금, 투자 등의 활동에 활용해 순자금조달(-)을 하는 기업과 정부에 공급한다. 따라서 올 1분기 가계의 자금 상태는 3년래 여윳돈이 가장 많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자금운용액이 증가해서가 아니라 자금조달이 급감한 결과다. 올 1분기 가계의 자금운용액은 69조8000억 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의 89조20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세부항목을 보면 금융기관 예치금이 62조2000억 원, 보험 및 연금 준비금이 5조6000억 원, 채권이 3조7000억 원,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는 -3조8000억 원, 국외운용은 1조5000억 원이었다. 주식이나 펀드에서 3조8000억 원을 빼 현금화했다는 의미다. 1분기 가계의 자금조달액은 -7조 원이었다. 7조 원 상당의 대출금 등을 상환했다. 1년 전에는 24조4000억 원이었다. 즉 자금조달액이 자금운용액보다 더 크게 줄어들어 가게의 여윳돈이 증가했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 까닭은 가계의 1분기 금융기관 차입액이 -11조3000억 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즉 가계가 금융기관에 빌린 돈 11조3000억 원을 상환했다는 뜻이다. 예금취급기관에 15조 원을 상환했고, 기타금융기관(증권사, 여신전문사 등)으로부터는 3조6000억 원을 더 끌어다 썼다. 가계의 1분기 자금조달액(-7조 원)과 금융기관 차입액(-11조3000억 원)은 역대 최소 기록이다.기업 실적 악화, 정부 세입 감소 확인
1분기 기업(비금융법인)은 자금조달액을 늘렸다. 전년동기 -35조3000억 원이었던 기업의 자금은 올 1분기 -42조3000억 원이 됐다. 그만큼 돈을 더 끌어다썼다는 뜻이다. 자금운용액이 -46조2000억 원으로 급감한 결과다. 기업 실적 악화 등으로 인해 기업이 예금 등을 빼서 써야 할 상황이 그만큼 많았음을 보여준다. 1분기 기업 자금운용액은 역대 최소 기록이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31조2000억 원에 달했다. 이만큼 예금을 뺐다는 의미다. 역대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반면 기업의 자금조달액은 -3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 차입액은 16조8000억 원이었으나 상거래신용, 정부융자 등(기타)이 -52조 원으로 집계돼 전체 조달액이 줄어들었다. 일반정부 순조달금액은 전년동기(-10조7000억 원)에서 두 배가량 증가한 -23조1000억 원이었다. 자금운용액이 1년 사이 65조9000억 원에서 51조6000억 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금융기관차입액, 즉 한은으로부터 빌린 돈이 지난해 11조6000억 원에서 올해 31조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경기 둔화로 인해 국세 수입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가 쓸 돈이 줄어든 현실을 나타내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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