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은행(Fed, 연준)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다시 올렸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26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0.25%포인트를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5.50%가 됐다. 이는 2001년 1월 이후 22년여 만에 최고치다. 이번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연준은 작년 3월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했다. 이 시기 특히 작년 6월부터 11월까지는 4회 연속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고속 운행에 나섰다. 이 같은 급박한 움직임 뒤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도 차후 추가 인상을 위한 숨고르기로 해석됐다. 결국 이번 FOMC에서 연준은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FOMC 성명에서 "미국의 최근 지표는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최근 수개월 간 일자리 증가세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았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연준은 "앞으로 위원회는 새로운 정보로 통화 정책에 관한 영향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며 "위원회의 목표(인플레이션율 2%) 달성을 방해할 위험이 발생할 경우 통화 정책 기조를 적절히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9월 19~20일 열릴 다음 FOMC에 관한 질문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것도, 동결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편안한 시점이 되면 기준금리를 인하하겠지만 올해는 아니"라고 밝혔다. 의장은 지난 달 기자회견에서는 올해 최소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함을 예고한 바 있다. 즉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음을 다시금 못박았다. 파월 의장은 구체적으로 "물가목표 2%는 2025년이 돼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기자회견 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던 월가에는 실망하는 움직임이 역력히 관측됐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0.02% 내린 4566.75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0.12% 내린 1만4127.28을 기록했다. 다만 다우지수는 0.23% 오른 3만5520.12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로써 1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1987년 1월 이후 최장기 상승 기록이다. 한편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2.00%포인트로 벌어지게 됐다. 역대 최대 격차다. 비록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은으로서 이 같은 격차는 분명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금통위원 6명 모두 (기준금리를) 3.75%로 갈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적어도 9월 FOMC 회의까지는 지켜볼 것"이라며 한은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참고해 기준금리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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