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반구에 위치해 계절상 한겨울인 남아메리카 곳곳에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덮쳤다. 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일 남미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기온이 30도까지 올라 같은 기간 기준 81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직전 기록은 1942년 8월1일의 24.6도였다. 이 지역 기온이 겨울에 30도를 넘어선 것은 2014년 8월21일 이후 처음이다. 통상 이 시기 이 지역 기온은 15도 정도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기후변화는 멀리 있지 않다. 여기 와 있고 시급히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르헨티나 기상청 자료를 보면 부에노스아이레스 기온은 4일 최고 19도로 예보돼 비교적 안정을 되찾았지만 볼리비아 및 파라과이와 맞닿은 북부는 여전히 펄펄 끓고 있다. 코리엔테스, 포르모사 지역 4일 최고 기온은 34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고 주말엔 최고 35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북부 기온은 이미 이번 주 37~39도까지 올랐다. 남미 인접국들도 때 아닌 겨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파라과이 기상청에 따르면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기온은 4일 최고 35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6일엔 36도까지 오를 수 있다. 파라과이와 칠레에선 이번 주 37도가 넘는 기온이 관측됐다. 우루과이 곳곳의 기온도 이번 주 30도까지 올랐다. 칠레 콘셉시온대 교수이자 기후학자인 마틴 자크스는 <로이터> 통신에 칠레 일부 지역 기온은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강력한 온난화의 신호다. 기온과 장기적 기후 변화 간 관계가 훨씬 더 명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기 순환으로 인해 통상 이 시기 기온이 어느 정도 오르지만 이러한 극단적 기온 상승은 엘니뇨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매우 극단적으로 보이는 현상이 향후 몇 년 안에 점차 정상으로 여겨지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육지 뿐만 아니라 바다도 유독 따뜻하다고 짚었다. 지구 평균 해수면 온도는 지난 4월 사상 최고치(21.1도)로 치솟았고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매체는 지난달 플로리다 인근 바닷물 온도가 38도를 넘어서 온탕 수준이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남부 애리조주 피닉스의 기온이 31일 연속 43도를 웃도는 등 한여름인 북반구 곳곳에서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세계가 올해 비로소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 평균 기온보다 1.5도 이상 기온이 상승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실감하게 됐다고 짚었다. 유럽연합(EU) 지원을 받는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올해 7월은 역사상 가장 따뜻한 7월로 기록될 예정이며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1.5~1.6도 가량 높았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 협정을 통해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매체는 올해 7월 이전에도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이상 높은 기온이 수 차례 기록됐지만 지구 인구의 거의 90%가 거주하는 북반구 기준 겨울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 영향을 실감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이번 여름이 대부분의 인구가 1.5도 상승 이후의 세상을 실감하는 첫 여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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