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수입 물가가 뛰기 시작했다. 하반기 기준금리 결정을 비롯한 경제 정책에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수출입물가지수(요약)' 자료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오른 130.44로 집계됐다. 3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수입물가는 지난 5월 -3.1% 상승률을 기록해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서 6월에도 마이너스 상승세(-3.9%)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제 유가가 뛰면서 덩달아 수입물가도 자극 받았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해 들어 최고치인 배럴당 84.40 달러까지 상승했다. 브렌트유(87.55달러), 두바이유(87.73달러) 역시 최고치였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해 유가가 조정받고 있으나 장기 추세로는 상승세가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강하다. 이에 전날(16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초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10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수입된 원재료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3.1% 올랐다. 광산품(3.5%)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중간재는 1.1% 하락했다. 대부분 중간재 가격이 하락했으나 석탄 및 석유제품(1.3%), 운송장비(1.8%) 등의 가격은 상승했다. 자본재는 0.3% 하락했다. 전기장비 가격지수가 3.4% 떨어졌다. 소비재는 0.5% 하락했다. 다만 유가 변동 기저효과가 발생해 7월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13.5% 하락했다. 농림수산품(-13.6%, 전월 대비 -0.4%), 광산품(-22.4%, 전월비 3.5%), 공산품(-8.7%, 전월비 -0.9%) 모두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를 유지했다. 수입물가 변동률은 1개월 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추후 국내 소비자물가가 뛸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하반기 경제 정책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한은은 경기 침체로 인해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으나, 물가 오름세가 본격화하면 기준금리 정책 수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수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오른 112.81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림수산품(1.7%), 공산품(0.1%) 가격 지수가 상승했다. 다만 이들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4%, -12.8%의 변동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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