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방송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KBS)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KBS가 현 정권에 불리한 편파 보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수신료 분리징수 찬성 여론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고 KBS를 압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공영방송 민영화, 방송 장악 의도로 수신료 분리징수와 신임 사장 임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17일 국정감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미 기간 중에 KBS 1라디오에 친야당 성향 패널이 80명 출연했다. 친여당 성향 패널은 11명에 그쳤다"며 "대통령 방미 기간 동안에 이렇게 압도적으로 좌파 편향적 출연자를 출연시켜 균형 잡힌 보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닌가. 공정성, 균형, 최소한 시늉이라도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공세를 폈다. 김덕재 KBS 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은 "반정부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는 말씀은 저희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전체 조사를 해도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정확히 따지면 여당 관련 인사가 출연자 숫자로는 훨씬 더 많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허위 의혹을 받는 ‘김만배-신학림 녹취록’과 관련 "KBS 메인뉴스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사실처럼 보도하니 주진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해당 녹취록을 진실로 전제하며 윤석열 후보 관련 의혹을 부풀렸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도 해당 녹취록 내용을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발언을 했다"며 "KBS 라디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 제재 경고를 받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KBS 방송 프로그램의 편향성은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비과학적으로 선동하는 편파 방송을 진행했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자녀 학폭 의혹을 반론 없이 일방적으로 보도했다"며 "이런 편향성 때문에 국민의 80%가 수신료 분리징수에 찬성하고 97%가 수신료 영구 폐지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사장은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에 관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는 보도가 돼야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녹취록 인용, 국민의힘 반박, 민주당 발언, 박영수 특검 반론이라는 틀로 구성해 공방 형식으로 보도했다"며 "저희는 이번 방심위 결정이 보도에 비해 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반론했다. 수신료와 관련해서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도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분리징수 찬성이 거의 70% 가깝게 나온다"며 "우리나라보다 잘 사는 나라 상당수가 다 분리징수하고 있다. 통합징수하는 나라는 우리보다 훨씬 못 하는 나라들이 많이 하고 있다. 정말 KBS가 공정하게 방송하면 분리징수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한국방송공사 수신료 분리징수 정책 결정 과정과 사장 임명 과정을 집중 비판했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수신료 분리징수의 근거가 대통령실이 지난 3월 9일부터 한 달 동안 대통령실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국민 여론조사다. 거기에서 97%가 통합 징수에 반대했다"며 "이 여론조사는 1명이 다수 계정을 생성해 중복투표가 가능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변 의원은 "이 여론조사 방식과 다음 한중 축구 '응원 클릭' 방식이 뭐가 다른가"라며 "다음 '응원 클릭'을 국기문란 행위라고 하면서 국무총리가 태스크포스까지 구성했다. 그런 방식으로 여론조사한 것을 KBS 수신료 통합징수 반대 근거로 삼았다. 이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이 "대통령실에서는 이것뿐만 아니라 여러 방법으로 국민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반론하자 변 의원은 "여론조사 데이터 자료가 있으면 달라. 그 자료가 방통위에 전달됐나. 없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국정감사 도중 윤석열 대통령이 박민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재가한(☞관련 기사 : 尹대통령,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임명 수순밟기) 가운데, 민주당 허숙정 의원은 "KBS 이사회의 박민 사장 임명 제청 의결은 위법 절차에 의한 명백하고 분명한 무효"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허 의원은 "'26대 KBS 사장 임명 제청에 관한 규칙'에는 사장 후보자 면접 심사를 한 뒤 이사가 각 한 표씩을 행사해 동수가 나올 때는 세 번까지 다시 표결한 뒤 과반 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면 재공모를 하기로 해놓고, 과반이 안 나오니까 10월 4일 결선투표에 앞서 이사회를 인위적으로 연기했다. 10월 5일 결선투표 후보자도 사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0월 6일 단독 후보자 확정, 10월 11일 보궐이사 선임, 10월 13일 단독후보 사장 선임이사회 개최, 이마저도 여권 이사 6명만 표결해 박민 후보 임명제청안이 의결됐다. 이 모든 것이 1주일 사이에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억지로 선임하더니 결국 KBS 사장 선임도 비상식적으로 하고 있다. 국민 눈이 안 무섭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이사회가 결정한 사안에 대해 집행기관이 답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급하게 서두른 것 같다"고 말했고, 이 부위원장은 "(사장 임명 제청은) 이사회 소관 사항"이라며 "방통위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 표명을 피했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1996년 4월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이라는 기사를 써 5.18 민주화운동 단체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던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가 지난 11일 KBS 보궐이사로 임명된 데 대해 "이 분이 근래에도 (5.18 시위대가) 군용차량 탈취하고 무기 탈취하고, 5.18만 폭동이 아니고 4.19도 폭동이라고 이야기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누가 추천했나"라며 "이동관 방통위원장이 인사청문회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여러 조치를 취하는 제일 중요한 이슈가 가짜뉴스 때려잡겠다는 거 아닌가. 5.18에 대한 원조 가짜뉴스 생산자를 KBS 이사로 앉히고 싶나"라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제가 추천했다"며 "최근 <한겨레> 기사에도 나왔다시피 이동욱 이사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인식을 최근에는 달리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지금 수신료 분리징수를 포함해 이 모든 혼란은 방통위가 초래한 것"이라며 "방통위와 정부가 나무 꼭대기에 KBS 2TV를 올려놓고 마구 흔들고 있다. 방통위가 (지상파방송 사업자) 재허가 심사에서 낙제점을 주고 이를 구실로 민영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다. 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 부위원장은 "(KBS가) 수정 제출한 신청안도 살펴보고 있고 10~11월 중에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12월 중 의결할 예정"이라며 "관련 법령과 재허가 세부계획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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