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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국감, '文정부 통계조작' 놓고 여야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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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국감, '文정부 통계조작' 놓고 여야 정면충돌

국민의힘, 前정부 임명 원장 압박 "국가 망신" vs 민주당 "감사 조작, 정치감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부동산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지난달 감사원이 발표한 '문재인 정부 부동산·고용 통계조작' 의혹으로 정면 충돌했다. 부동산원은 지난 정부 당시 청와대·국토부로부터 통계 수정이나 발표 전 자료 제공을 요구받았다고 감사원이 지목한 곳이다.

국토위는 19일 부동산원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국토부 산하기관 9곳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초반부터 통계조작 논란을 집중 조명하며 야당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펴는 한편 이전 정부 때 임명된 인사인 손태락 원장을 압박했다.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은 "지난 9월 감사원 발표에 의하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와 국토부 압력을 받은 부동산원이 대대적으로 부동산 통계를 조작, 통계법 위반 혐의로 지금 임직원 3명이 검찰에 수사 요청돼 있다"며 "국가적인 망신"이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특히 부동산 통계는 국민의 삶과 밀접하다는 점에서 국민들 분노가 크다"며 "감사원에 의하면 손 원장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 시절 재직한 두 원장님까지 연루되어 있다고 한다. 여기 가담하는 분들도 공범이고, 부동산 통계 작성을 책임진 기관장으로서 몰랐다고 해도 직무유기"라고 손 원장을 겨냥했다.

손 원장은 '통계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정 의원의 질문에 "그 부분은 감사·수사 중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만 답했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도 "공직자 출신이 처신을 똑바로 하셔야지 이게 뭐냐"고 손 원장을 원색적으로 나무랐다. 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국토부의 압력으로 부동산원이 집값 변동률을 최소 94회 조작했다는 감사원 발표가 있었다"며 "감사원이 수사기관에 수사 요청한 대상자 중에 손 원장도 포함돼 있느냐"고 했다.

손 원장이 "예"라고 답하자, 서 의원은 "원장도 청와대나 국토부 등 윗선으로부터 통계 조작에 대해 지시를 받거나 알고도 묵인한 사실이 있느냐"고 추가로 물었다. 손 원장은 "감사·수사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했다. 서 의원은 그러자 "그렇게 답변하려면 여기 뭐하러 왔느냐. 그냥 부원장 보내시지"라고 면박을 줬다.

서 의원은 "감사원 발표 자료에 구체적 증언들이 포함돼 있고 '조작 요구', '은폐'라고 적시된 만큼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은 사실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의견을 재차 물었고, 손 원장은 "현재 감사와 수사가 진행 중이니까 거기에 따라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답만 반복했다.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은 "원래 당초에 (통계 작성을) 주간·월간으로 하던 것을 청와대 지시에 따라서 2017년 6월부터 주 3회로 작성·보고했고, 2021년 11월 주3회 보고를 폐지하고 원래대로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고 질의했다.

손 원장이 "제가 알기로는 시장 모니터링 차원에서 시작된 걸로 안다"면서도 "그 부분도 제가 모르는 부분도 많고, 감사·수사 대상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하자, 김 의원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비싼 국록을 먹으면서 거기 있는 것 자체가 저는 좀 이해가 안 간다"고 우회적으로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감사원의 감사결과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강하게 반박했다.

민주당 조오섭 의원은 "감사 조작과 정치감사"라며 "공직자는 정해진 법과 규정에 따라서 일을 해야 하는데 감사원 감사는 절차적 하자가 많고 자의적 해석에 따라 여러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진행 중인 감사는 비공개가 원칙이고 '국민적 관심이 크거나 감사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불필요한 의혹 제기 등이 우려되는 감사 사항은 공개할 수 있다'고 돼있지만, 최종 감사보고서 공개 전 중간 발표를 한 내역이 이명박 정부에서 1건, 박근혜 정부에서 4건, 문재인 정부 때는 없고, 윤석열 정부에서는 1년 6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5건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미래의 민생을 챙기지 않고 과거 문재인 정부 탓만 하고 있다"며 "전 정권 지우기(를 위한) '통계 조작' 중간 발표, 일방적 국정운영, 감사원과 검찰의 야당 탄압과 전 정권 죽이기를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 때처럼 반드시 국민들이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감사원에서는 '2017년 5월 이후 5년간 부동산원과 KB주택 간 통계 차이가 크게 발생했다고 하고 있다"며 "KB 통계와 다르니까 조작이라는 거냐"고 감사원 발표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민주당 허종식 의원도 "KB 통계가 맞지 않고 현실성·공공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명박 정부 때 KB에서 했던 정부 통계를 부동산원으로 가져온 것"이라며 "KB 통계가 정확했으면 이명박 대통령도 안 가져왔을 거 아니냐"고 했다.

허 의원이 "부동산원 통계와 KB 통계 중 어느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손 원장은 "그 부분은 일률적·확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며 다만 "(일반적으로는) 정부기관이 더 맞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손 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에도 '수사 중이라 답변이 어렵다'는 답만 되풀이했으나, 기관장으로서 수사 대상이 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통계 작성 기관의 장으로서 이러한 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국민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수사를 통해서 명명백백하게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부동산원 손태락 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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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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