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공의료기관 44곳이 의사를 확보하지 못해 제대로 된 진료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제주도의 한 의료원에서는 연봉을 두 배 올려 공고를 냈지만 여전히 공석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전국 공공의료기관 44곳이 의사를 확보하지 못해 67개 진료과를 휴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연봉을 인상해 재공고한 19개 진료과는 여전히 공석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을 두 배 올려도 도서 지역의 경우 의사를 모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의사 연봉을 2021년 9월 최초 공고보다 올해 8월 두 배 올려 3억 원으로 재공고했지만 현재까지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또 13개 기관 13개 진료과는 경영상의 이유로 연봉 인상을 못 하고 공고를 지속하고 있었고, 18개 기관 25개 진료과는 재정상의 이유 등으로 채용 공고를 한 번도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채용공고를 내지 못한 25개 진료과 가운데 8개 과가 내과, 산부인과 등 필수과목이어서 공공의료 공백이 가속화될 수 있단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를 목표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의 거센 반대로 논의가 주춤한 상황이다. 당초 정부는 정원 확대 폭 등 세부 방안을 지난 19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의사단체들이 반발하자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의사 파업 등 갈등이 격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숨 고르기를 하며 의료계와 대화하겠다는 의도로, 의사단체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지만 정부와 의사단체간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의대 정원은 2006년 이래 3058명으로 17년 동안 묶여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20년 가까이 의대 정원 확대를 시도했지만, 파업 등 의료계의 거센 반발로 매번 무산됐다. 각 대학 수시 모집 요강 발표가 내년 4월에는 예정된 만큼, 그전까지 의료계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 관련 논의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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