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혁신위 1호 안건은 '대사면'…인요한 '통합' 언급 연장선
국민의힘 혁신위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1차 회의를 열었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인 위원장이 강조해온 '통합'과 관련, 첫 회의에서 "국민통합과 당내통합을 주요 안건으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당 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하자는 게 대체적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김 혁신위원은 "형사범죄에 연루돼서 기소됐다든지 하는 것은 논의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안들은 안건으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성 접대 의혹 관련 무고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 혁신위원은 '대사면'에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 해제 논의도 포함되는지 묻자 "논의해봐야 한다"면서도 "이 전 대표뿐 아니라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의원도 지금 (징계가) 걸려있는 상황이어서 두루두루 당내 대화합과 탕평을 위한 대사면 논의가 1호 안건이 될 것"이라고 사실상 확인했다. 김 혁신위원은 또 유승민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와 인 혁신위원장 간의 회동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까 회의 중에 인 위원장이 '당 내에서 야당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두루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 접촉하고 요청을 했다'고 들었다"며 "인요한 혁신위는 유 전 의원이나 이 전 대표도 만날 의사가 있다. 당 발전과 통합을 위해서는 만나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했다. 혁신위 첫 회의에서는 이와 함께 향후 5개 안팎으로 설정될 혁신 안건 선정과 관련해 "(정부 내년도 예산안에) 연구개발(R&D) 예산이 깎였는데, (이는) 국가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 있었으니 이것을 논의하자", "강서구청장 선거와 관련해 반성할 대목이 없는지를 안건으로 삼자"는 등의 제안이 있었다고 김 혁신위원은 전했다.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는 "일반 원칙과 관련한 논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주신 위원이 일부 있었다"고만 했다. 김 혁신위원은 또 "최재형 혁신위에서 만든 안건 중 좋은 안건인데 집행되지 않은 것 등을 살펴보고 과거 혁신위 활동과 현재 안건을 총합해서 최종 안건을 선정하자고 위원들이 의견을 모았다"며 "혁신위의 첫 번째 행보는 오는 30일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혁신위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제 참석과 관련해서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김 혁신위원은 "이태원 참사 추모를 갈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혁신위 전체가 가는 것은 아니고 혁신위원장과 위원 한두 명이 함께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김 혁신위원은 그 이유에 대해 "모든 위원들이 다 아픔에는 공감했지만 (참사 추모가) 혁신위가 해야 하는 본질적 일인지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며 "혁신위는 당 내 혁신에 집중해야지, 현장 정치행위를 혁신위가 직접 해야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의 이태원 참사 추모제 참석을 건의할 용의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김 혁신위원은 "당 대표나 원내대표, 대통령에게 그런 건의를 하는 것 자체가 혁신위의 본질적 업무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인 위원장은 첫 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의 혁신 철학은 희생과 통합과 다양성"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내려가서 국민 목소리를 듣고 확실히 반영되도록 하는 게 혁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원장으로서 이제부터는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위원들의 뜻을 잘 전달하는 도구로 일하겠다"고 했다. 김 혁신위원은 모두발언에서 "작년에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6월 지방선거에서 많은 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강서 보궐선거에서는 18% 차이라는 대패의 결과가 나왔다"며 "무엇 때문에 1년여 만에 국민 민심이 돌아섰을까. 국민과의 소통, 국민 마음을 읽는 데 국민의힘이 실패하지 않았나 반성하고 있다"고 말한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띄었다. 혁신위 내 유일한 비윤계인 오신환 혁신위원은 "절박한 심정으로 나섰다"며 내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를 다짐하면서도 "민생 정치가 혁신이고 새정치"라며 "공감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원론적 발언을 했다. 박성중 혁신위원은 반면 혁신위 인선에서 비윤계가 배제됐다는 당 내의 비판을 겨냥한 듯 "혁신 내용에 대해서는 여야, 친윤-비윤을 떠나 국민에게 도움되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혁신돼야 한다"고 했고, 이소희 혁신위원도 "비윤이 들어가야 혁신이고 비윤이 들어가지 않으면 혁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국민이 봤을 때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인다"고 하기도 했다.비주류 "인요한이 尹에 '홍범도 흉상 재고하라', '이태원 유가족 만나라' 해야"
이날도 당 비주류에서는 기존의 당 노선·방향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쇄신 제안이 줄을 이었으나 '인요한 혁신위'와 지도부에서는 이에 대한 호응은 나오지 않았다. 이준석 전 대표는 혁신위가 자신에 대한 '사면'을 논의한다는 소식에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있었던 무리한 일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반성하도록 하는게 혁신위의 일이지, 아량이라도 베풀듯 이런 식의 접근을 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며 "저는 반대한다. 권력의 횡포를 지적하는 좀더 근본적인 것을 하라"는 뜻을 SNS를 통해 밝혔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하는 혁신위는 무의미하다"면서 "김기현 체제 자체가 수직적 당정 관계, (즉) 당무에 대한 대통령실의 과도한 개입을 상징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이 체제를 끝내지 않고서는 혁신위가 국민들의 주목을 받기도 어렵고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천 위원장은 또 "(혁신위가) 대통령께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에 대해서 재고를 좀 해달라'고 요청을 드리거나, 아니면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대회에 가셔서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시면 어떻겠느냐'거나, '야당 대표를 1대 1이 아니더라도 만나서 (외교)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임명에 대해서 협조를 구하라'는 등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실질적 정치 행보에 변화를 이끌어낼 메시지를 발산한다면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오후 문화방송(MBC) TV <뉴스외전> 인터뷰에서 "인요한 위원장이 '대통령한테 거침없이 말하겠다'고 했는데, 거침없이 말씀하셔야 할 게 지금 널려있다. 무슨 홍범도 흉상에, 민생 경제에…"라며 그런 이야기를 혁신위원장께서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같은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주 이태원 참사 1주기에 대통령실이 안 간다고 하면 인요한 위원장이 마이크 대고 '가시라. 그게 중도층을 데려오는 것이고 강서구청장 패배 당시 작년에 대통령을 뽑았으나 이탈한 20%를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첫 회의 때 마이크 들이대면 인 위원장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가서 유족들 아픔을 위로해 주라'고 이야기하는 게 혁신위원장이 할 일"이라고 재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실에 할 말은 해야 한다",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며 "'낙동강 얘기는 농담이었다', '나는 공천에 관여 안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선을 긋는 것은 김기현 체제의 눈치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 인선에 대해서도 "정작 혁신위에 품어 안아야 될 사람들이 주저하고 거리를 유지하게 된 것 같다"며 "강인한 결기, 내 살을 깎아서라도 혁신하겠다고 하는 결기가 과연 관철될 수 있는 인선인가 조금 안타까움이 있다"고 혹평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너무 많은 사람이 들어와 있는데 별로 내용이 없는 분들이다. 병풍이다"라며 "제가 명단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느냐, 이건 김기현 당 대표 자문위원회나 특보단"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그는 "반려견 업체 대표, 의사선생님, 재정 전문가, 행정학과 교수, 앵커, 현역 대학생.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물론 그 분들이 국민의힘에 어떤 요구를 해서 민심을 전달할 수는 있지만 그건 특보단이나 자문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이고, 혁신위는 그게 아니다. 짧은 기간 동안 필요한 아젠다 몇 개를 딱 잡아서 선택과 집중으로 그것만 국민 눈높이에서 과감하게, 대통령과도 싸우고 당 대표와도 싸우면서 밀어붙이는 것, 그게 혁신"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윤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을 요구하기는커녕, 이날 국민의힘은 오히려 당 지도부도 추모식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참석)제안이 있었을 때 당에서 대표·원내대표 참석을 긍정 검토했으나, 민주당이 전 당원 참석을 독려하는 등 내용 자체가 정치 집회로 변해서 대표·원내대표는 참석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저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개인 자격으로 참석하고, 다른 원내지도부는 30일 국회 행안위 차원 추모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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