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에 협조하라고 더불어민주당에 촉구했다. 민주당은 독립성, 도덕성, 역량을 중심에 두고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후보자에 대해 "오랜 기간 판사로 재직했고 대법관으로도 6년 재직했다. 대법관 퇴임 이후에는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으시고 대학 로스쿨에서 후학을 양성하는데 전념해오신 분"이라며 "합리적이고 소신 있는 인품으로 신망이 두텁고 대표적 원칙론자로 법조계 안팎의 많은 존경을 받는 분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치켜올렸다. 김 대표는 이어 지난달 6일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데 대해 "거론되는 의혹에 대해 충분하고 소상한 의혹이 있었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악의적 프레임을 덮어씌우고 말꼬리 잡기 같은 방식으로 사법부 최고 수장 자리를 결국 공백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오만 가지 이유를 들어 사법 공백을 초래하는 이유는 결국 각종 부정부패 범죄 혐의에 연루된 당 대표와 의원이 무수히 많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사법이 더 이상 정쟁의 소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수없이 많은 논란을 야기한 김명수 전 대법원장 이후 조속하게 후임 대법원장이 임명됐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 임명과 관련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의 원칙과 기준은 여전히 똑같다"며 "첫째,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인가. 둘째,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갖춘 인물인가. 셋째,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 인물인가"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 세 가지 원칙과 기준에 입각해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보수 성향' 판사로 평가된다. 대법관 시절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삼성이 제공한 말 3마리는 뇌물이 아니다'라는 소수의견을 냈고, 2018년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서도 '처벌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관련기사 : 尹대통령, 대법원장 후보에 '보수 성향' 조희대 지명)
2017년 조 후보자가 15살 중학생에게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접근해 성폭행한 뒤 출산까지 하게 한 연예기획사 대표 조 모씨의 무죄를 확정한 일도 있었다. 피해자의 문자 메시지 등을 근거로 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조 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인데, 이는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판결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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