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강타한 물가 이슈가 한국 금융시장에도 충격파를 보냈다. 원/달러 환율은 보름만에 최고 수준으로 튀어올랐고 국고채 금리는 급등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3원 오른 1335.4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9일(1335.7원) 이후 보름여 만에 보인 최고치다. 새벽 미국에서 날아온 물가 상승률 소식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고 밝혔다. 비록 직전월(3.4%)보다는 물가 상승률이 떨어졌지만, 시장 예상치(2.9%)를 웃돈 데다 여전히 3%가 넘는 물가 상승률이 나타났다. 특히 통화 정책의 단초를 제공하는 근원물가상승률(근원CPI)이 전년 동월 대비 3.9%를 기록한 점이 중요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3.7%)를 웃돌았다. 근원CPI는 단기간 변동 폭이 큰 식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항목을 토대로 계산한 물가 상승률이다. 이처럼 당초 예상보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이에 반응한 미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의 금리 인하 조치가 늦춰지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게 됐다. 즉 예상보다 긴축 기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그 결과가 이날 미 증시 약세로 나타났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524.63(1.35%) 내린 3만8272.75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8.67(1.37%) 떨어져 4953.17을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86.95(1.8%) 하락해 1만5655.6이 됐다. 미 국채 금리는 이에 따라 급등했다. 이날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2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포인트) 오른 4.68%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14bp 올랐다. 그만큼 국채 가격이 떨어졌다. 미국발 소식이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의 국고채 가격도 급락했다. 이날(14일) 오전 서울 채권거래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0.5bp 오른 3.458%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8.5bp 올라 3.538%가 됐다. 코스피 또한 반응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22(1.10%) 내려 2620.42를 기록했다. 4거래일 만에 처음 나타난 하락세다. 반면 코스닥은 8.15(0.96%) 상승한 853.30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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