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앞서 민주당은 추미애 전 법무장관을 경기 하남갑에, 영입인재 김용만·공영운·박해철 씨를 각각 하남을·화성을·안산병에 전략공천한다는 내용의 발표도 했다. 최근 복당한 '전(前) 보수 여전사' 이언주 전 의원과 문희상 전 국회의장 아들인 문석균 김대중재단 의정부지회장은 경기 용인정과 의정부갑에서 전략경선 기회를 부여받았다. (☞관련 기사 : 추미애·이언주, 험지 아닌 양지에 등판?)
이를 포함하면 논란성 인사를 포함한 원내외 친명계 및 영입인사, 당 지도부 등에 대한 공천이 사흘간의 3.1절 연휴 첫날인 이날, 통상 유권자들의 뉴스 관심도가 가장 늦은 시기에 집중적·전격적으로 발표된 셈이다. 이재명 지도부가 현 공천 파동을 대하는 전략이 '속도전으로 공천 논란 국면을 빠르게 넘기고, 본선 유세 국면으로 넘어가 정권심판론을 재가동시켜 총선을 치른다'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임혁백 "언론에서 민주당 공천을 '혁신 위한 아픈 결단'으로 평가"…어느 언론?
임 위원장은 이날 발표를 마친 뒤, 지난 2개월간 공천심사를 해온 데 대한 소회를 밝히는 형식으로 공천 파동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임 위원장은 "저는 공관위 제1차 회의에서 혁신과 통합의 공천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혁신공천을 실현하려 했다. 혁신은 변화이고, 변화는 우리들 내부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혁신은 자기희생을 통해 시작된다"며 "그러나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자기희생을 하려 하지 않아 혁신공천이 속도가 붙지 않았고 통합보다 분열의 조짐이 일어났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임 위원장은 이어 "부득이 공천 시스템 내에서 혁신공천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당의 단결과 통합을 저해하는 계파공천을 하지 않았고, 당의 통합을 위해 헌신하는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과 통합의 공천 효과는 경선이 진행되면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의 본산인 광주에서 현역이 대거 교체되었고 지금 경선을 통한 현역 교체율은 1/3을 넘는다. 여성과 청년, 정치신인 공천비율도, 불출마 현역의원 숫자도 국민의힘보다 높다"는 근거를 댔다. 그는 또 "이제 언론에서도 국민의힘 공천이 '3무 공천', 즉 무희생·무갈등·무감동이라 부르고 있고, 민주당의 공천은 '혁신을 위한 아픈 결단'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해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입장 발표 후 기자들이 '민주당 공천이야말로 혁신 공천이란 말을 어느 언론에서 들으셨느냐'는 취지로 묻자 "제가 얘기하지 않느냐"고 답하기도 했다. 전날인 2월 29일자 <한겨레> 사설은 '이(재명) 대표, 공천 갈등 수습하고 정권심판 민심 부응해야'라는 제목 하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 공천을 누가 ‘쇄신’, ‘혁신’이라고 하겠는가", "임종석 전 실장은 물갈이를 이유로 배제하면서 추미애·이언주 전 의원은 전략공천을 저울질해서야 무원칙하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친명 주류의 자기희생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친명 주류는 공천이 끝나면 다시 정권 심판론이 작동할 것이라고 바라보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 다수 민심은 정권의 무능과 전횡에 대한 심판을 바라면서도 야당이 심판의 도구로 적합한지 냉정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지금의 갈등 상황을 불가피한 잡음 정도로 가볍게 넘길 수준이 아니다" 등의 내용이었다. <경향신문>은 이날자에 "민주당의 추락이 놀랍다"로 시작하는 외부 필진 칼럼 '제 발등 찍은 민주당'을 실었고, 2.29자 김광호 논설위원 칼럼 '민주당은 없다', 2.28자 이대근 우석대 교수(전 경향신문 편집국장) 칼럼 '이재명 사퇴를 권함'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을 매섭게 비판하고 있다. 언론계에서 비교적 진보·친(親)민주당 성향이라는 <한겨레>와 <경향>도 이럴 정도이고, 이른바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논조는 말할 것도 없다. 기자들이 임 위원장에게 '그런 평가를 어디서 들으셨나'라고 질문한 배경이다. 임 위원장은 전날 한국방송(KBS) <뉴스9>에 보도된 "친명계 원외 인사 A 후보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위원 4명이 적합도 조사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지표에서 모두 0점을 줬는데도 이 후보가 경선에 진출했다", "(서울 은평을 김우영 예비후보의 경우) 도덕성 관련 자료가 누락됐다가 일부 위원이 다그치자 뒤늦게 제공됐고, 당 지도부가 다른 후보들은 날려도 되지만 김우영은 무조건 챙기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익명의 민주당 공관위원의 전언과 관련해서는 "김우영 후보에 대해서 누가 0점을 줬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어떻게 그 점수가 유출됐는지 저는 전혀 알 수 없고 확인할 수 없다. 그 보도는 루머에 지나지 않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KBS 보도는 A 예비후보의 경우와 김우영 예비후보의 경우를 각각 다른 케이스로 다룬 내용으로, '김우영이 0점을 받았다'는 내용은 애초부터 KBS가 보도한 내용이 아니다. 임 위원장은 전해철 의원과 경선을 하게 된 양문석 예비후보의 경우, 지난해 그가 전해철 의원에게 '수박'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3개월 당직정지 징계를 받고도 경선후보 자격이 부여된 점과 관련해서는 "(수박이라는 표현이) 혐오발언에 해당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그 정도가 경선에서 탈락시켜야 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다는 결론이 나서 양자경선으로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라임사태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양복을 받은 혐의로 공천 배제된 기동민 의원이 재심을 신청한 데 대해서는 "다수가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일부 위원들의 반대가 있어 비공개·무기명 투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 의원에 대한 결정이 합의가 아닌 무기명 투표에 의해 내려졌음을 공식 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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