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유세 중 "개같이 정치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말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자당 후보들에게 "과도한 대응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중앙당 차원에서 "돼지의 눈으로 보면 다 돼지로 보인다"고 응수했다. 김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선상황실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당 후보들에게 "한 위원장의 욕설에 후보들의 과도한 대응은 자제하기 바란다. 중앙당에서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것"이라고 자신의 명의로 공지했다고 밝힌 뒤 "한 위원장이 욕설을 했다고 똑같은 수준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공지를 내면서 무학대사께서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다 부처님으로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다 돼지로 보인다'는 불안돈목(佛眼豚目)의 고사를 남기신 일을 생각했다"며 "미국 선거에 '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는 말(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있게 가자. 미셸 오바마가 2016년 미 대선 당시 남긴 말)이 있다. 저희는 남은 기간 내내 품격 있게 국민들 앞에 지지를 호소하겠다"고 했다. 김 실장은 한편 국가정보원이 총선을 앞두고 '북풍(北風)'을 기획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공안정보기관이 공식 선거기간 중에 북한 및 대공 정보사항을 발표하거나 언론 보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제보내용 중에는 공안직 공무원들이 3월 25일 불법사찰 혐의로 고발된 사건에 대한 언론대응을 명분으로 대공사건 혐의자와 접촉한 정당인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포함돼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김 실장이 말한 고발 건은 지난 25일 촛불행동 회원들이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을 미행, 사찰하던 국정원 조사관의 휴대전화를 통해 국정원이 무차별적인 불법 민간인 사찰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국정원 직원과 경찰을 고발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공안기관이 대공 혐의자에게 하달됐다고 하는 북한 지령문 등이 이번 총선 기간 중에 하달돼, 현행범 해당 사건이 아닌데도 이미 과거에 입수한 증거 등을 굳이 총선 기간에 언론에 확산시키려 한다면 그 의도를 심각하게 의심하고 책임을 묻게 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 실장은 나아가 "얼마 전 한 위원장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국정원 대공수사권 부활'을 공약한 것도 선거개입을 주장하는 국정원 전현직 요원들의 적극적 개입을 유도하려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공안정보기관은 유념해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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