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네이버 지분 조정 요구 등으로 촉발된 이른바 '라인 사태'가 여야 간 정쟁 현안으로 떠올랐다. 야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대한민국 정부는 멍~"이라며 정부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반면, 여당은 "소부장 사태 때 '죽창가 선동'이 문제를 해결했느냐"며 문재인 정권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 대표는 12일 이른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 영토 침탈, 손자는 사이버 영토 '라인' 침탈"이라며 "조선과 대한민국 정부는 멍~(하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바다 건너 불구경"이라며 "조속히 국회를 열어 라인 강탈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일본의 라인 강탈 시도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정부의 행태는 명백한 국익 침해이자 반시장적 폭거"라고며 "어떤 변명을 갖다 붙여도 일본 정부의 의도는 명백하다. 보안 사고를 빌미로 네이버의 지분을 빼앗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우리 정부가 확고한 중심을 잡아야 하나, 윤석열 정부는 무능력·무대책·무책임만 반복하고 있다"며 "사상 초유의 라인 강탈 시도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 외교가 얼마나 무서운 대가를 가져오는지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말고, 이번 사태를 양국 간 중대 외교 사안으로 격상시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우리 국회는 과방위와 외통위를 비롯한 관련 상임위를 즉시 가동해 정부의 대책을 점검하고, 일본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조속히 상임위 개최에 협조하고, 국익 앞에 여야가 없다는 정도를 실천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라인 사태와 관련한 야당의 파상공세에 여당은 "죽창가 선동이 문제를 해결했나"라며 전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지적한) 정부가 멍 때리고 있었다는 건 완벽한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선동하는 건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당리당략을 위한 것인가"라며 "2021년 소부장 사태 때 '죽창가 선동'이 문제를 해결했나"라며 받아쳤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도 정부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일부 나오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라인을 빼앗으려는 일본과 도대체 무슨 가치를 공유하나"라며 "한일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신뢰하는 기시다 총리에게 전화해서 우리 기업의 권리를 지켜주셔야 하지 않겠나. 이대로 라인을 빼앗기는 걸 보고만 있다면 오늘도 24%를 기록한 지지율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아무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라인 사태와 관련한 당 방침에 대해 "그 문제까진 구체적으로 정부로부터 보고 받을 시간이 없었다"면서도 "우리 기업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그런 행위가 있도록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는 걸로 알지만 우리도 정부 그리고 기업으로부터 입장을 신속히 듣고 우리 국익, 우리 기업 이익에 반하는 행위가 있지 않도록 당에서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해나간다 이런 말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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