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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돌봄, 좋은 일자리' 없애려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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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돌봄, 좋은 일자리' 없애려는 서울시 [서사원 폐지 조례, 안 된다] 돌봄 시대 역주행하는 서울시 막아야
지난 4월 26일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지원 등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이 서울시 의회에서 가결되었다. 지방자치법에 따른 서울시장의 재의요구권 행사 가능 기간 20일(집행기관 이송일 4월 29일)인 5월 19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시민과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 노동자들은 지속적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촉구해 왔지만 이를 받아들이기는커녕 5월 7일, 서울시는 서사원에 일방적인 재정 지원 중단을 통보했다. 5월 17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던 노동자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다가 네 명이 무력으로 연행됐다. 정말 참담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돌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돌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우리는 돌봄 노동은 사회 유지를 위한 필수노동이라 일컫는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돌봄의 가치는 어떠한가? '원래 여성들이 집에서 하던 일'이라며 돌봄을 싼값에 쉽게만 해결하려고 한다. 돌봄 가치의 평가절하 근간에는 뿌리 깊은 성차별이 있다. 불평등한 성별 분업 구조 아래서 돌봄은 가족에게, 가족 내 여성에게만 맡겨져 왔다. 여성들은 생업을 하면서 돌봄을 하거나 돌봄을 하기 위해 생업을 그만둬야만 했다. 이에 우리 사회는 돌봄의 국가 책임과 역할을 요구하며 돌봄의 사회화를 외쳤지만, 결국 사회화된 돌봄 일자리에는 주로 여성이 종사하고 있다. 가족 안에서 여성이 '독박 돌봄'을 해왔듯, 공공영역에서도 여성이 독박 돌봄을 하는 모양새다. 사회서비스원의 설립은 바로 이러한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성차별에 기반한 돌봄 부정의를 바꿔내기 위해서, 돌봄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 우리는 제대로 된 '공공돌봄'의 모델이 필요했다. 2019년 서사원 설립 당시 슬로건은 '좋은돌봄 좋은일자리'였다. 민간 중심의 돌봄 체계에서 돌봄 노동자의 노동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했기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돌봄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변화를 이끌고자 했다.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노동자가 타인에게 좋은 돌봄을 제공할 수 있기에 '좋은돌봄, 좋은일자리'라는 이 두 가지는 건강한 돌봄 생태계를 만들어가는데 중요한 요소다. 돌봄노동자에게 시급이 아니라 월급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려고 한 곳, 아플 때 휴가 쓰며 일할 수 있도록 한 곳, 퇴직하면 정당한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만든 곳. 돌봄 노동자의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하려고 한 곳이 바로 지금의 사회서비스원이다. 그런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후 서울시는 운영 효율성을 운운하며 서사원을 압박하며 기어코 폐지 수순으로 몰아가고 있다. 현 정부는 '사각지대 없는 두터운 약자 복지'를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돌봄기관의 운영 책임은 제대로 지려고 하지 않는다. 민간 돌봄기관의 비율이 현저히 높고, 여전히 돌봄 일자리는 저임금에 불안정하다. 이토록 돌봄 부정의가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서울시는 오히려 퇴행만을 거듭하는 꼴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저출산 대책으로 저임금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에 앞장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 돌봄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근본적인 접근이 아니라 단순히 돌봄을 싼값에 이주노동자 여성에게 떠넘기는 방식이라는 비판이 벌써부터 지배적이다. 지속적으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을 압박하며 운영 효율성을 운운해 온 것에 이어 서울시가 돌봄에 얼마나 무지하고 인색한지, 시민을 돌보는 일에 얼마나 지독하게 계산기만을 두드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시민은 코로나19 등의 재난 상황을 겪으며 삶에서 얼마나 돌봄이 중요한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나 자신이 언젠가 받게 될 돌봄이 서울시가 열악한 환경에서 싼값으로 쥐어짠 노동의 결과라는 것을 반길 시민은 없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을 지키는데 이미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함께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제라도 공공돌봄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돌봄사회로의 전환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을 눈앞에 둔 사회적 요구에 이제라도 응답해야만 한다. 그 시작으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조례 폐지를 되돌리는 일부터 시작하길 촉구한다.
▲19일 서울특별시의회 본관 앞에서 열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조례 폐지 저지·공공돌봄 사수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격파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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