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채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하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없이 법안 통과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국회의장으로서의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의장 자리에 있으면서 특정 법안에 대해 표결을 앞두고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특정 정당과 같은 입장을 제시한다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앞서 전날 3일 '오는 19일 채 상병 순직 1주기 전 특검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야권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제 국회가 이 사항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채 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우 의장은 법안 상정 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도 민심이 요구하는 바를 잘 받아들여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우려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국회의장이 대통령 고유권한인 재의요구권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은 삼권분립 헌법체계 부정하는 것"이라며 "우 의장의 중립의무 위반과 삼권분립 유린 발언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의장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측이 발의한 검사·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과 최근 국회 국민동의 청원 동의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한 대통령 탄핵청원 등을 포괄한 '탄핵정국' 전반에 대한 비판도 다시 나왔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겨냥 "이재명 대표를 수사하면 보복탄핵, 무고탄핵, 방탄탄핵으로 위협하고 사법방해를 자행"한다며 "이제는 대통령 탄핵도 서슴지 않고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이 전 대표) 수사 검사를 보복탄핵한다고 해서 이 전 대표의 죄가 사라질 수 없는 것"이라며 "범죄자가 수사기관에게 몽둥이를 들겠단 적반하장을 국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본회의 상정 직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어지고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국면에 대한 대국민 호소도 했다. 그는 "소수당으로 다수당 횡포에 맞설 최후의 수단인 필리버스터마저 민주당은 힘으로 강제종료하려 하고 있다"며 "고군분투하는 우리 의원님들에게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오후 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를 요청, 유상범 의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첫 토론 주자인 유상범 의원이 4시간 18분 13초로 필리버스터를 시작했고, 이어 야당 측 토론자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47분 10초, 다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5시간 14분 23초 간의 토론을 이어나갔다. 이날 오전엔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의 31분 2초 토론 이후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이 7시간 분량의 토론을 마쳤다. 이후 차례는 민주당 서영교 의원에게 넘어갔고, 곽규택(국민의힘)·이준석(개혁신당)·송석준(국민의힘)·윤종오(진보당)·조배숙(국민의힘) 의원 등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야당 측 의원들은 모두 찬성 의견으로, 여당 측 의원들은 모두 반대 의견으로 토론에 임한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 또한 필리버스터를 신청, 13번째 차례로 토론에 임할 예정이다. 다만 토론은 시작된 지 24시간이 되는 시점에 야당의 주도로 종결이 가능해진다. 민주당은 토론 종결 이후 특검법을 처리, 전날 필리버스터로 중단된 대정부질문도 다시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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