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개최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와 관련, 야당 위원들은 물론 여당 위원들도 "합법 청문회"라며 모처럼 청문회 개최에 동의했다. 그러나 청문회 진행과정에선 정작 '권익위 간부 사망사건' 등 쟁점 현안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며 여야 간 고성이 오가고 대치가 이어졌다. 청문회엔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만이 홀로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대부분의 증인들이 불출석, 주요 내용인 증인심문은 오히려 속 빈 강정으로 남았다. 14일 법사위에서 열린 '검사탄핵' 청문회는 지난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와 달리 다소 수월한 개최 양상을 보였다. 국민의힘 위원들이 '발의된 탄핵소추안의 정당성을 조사하는 이번 청문회는 법사위 업무범위가 맞다'는 취지로 개최 자체의 합법성에 이견을 보이지 않으면서다. 다만 이들은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야당에 대해서는 공세를 펼쳤고, 이에 야당 측 의원들도 역공을 가하며 막상 개최된 청문회는 다시 지루한 여야 대치 국면으로 이어졌다. 탄핵 대상 검사들의 실제 위법성 검증보다도 탄핵안 발의 자체에 대한 정치적 공방만 재연됐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오늘 김영철 검사 탄핵에 관한 청문회는 명백한 적법 청문회"라면서도 "하지만 탄핵 사유라든가 또 그동안에 헌법이 부여하고 있는 탄핵 절차, 대상 이런 건에 비추어서 이번 검사 탄핵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이것에 대해서 많은 의문이 있고 국민적 지탄이 있다"며 "요즘 장마 끝나고 탄저병이 돌고 있지만 국회에 웬 탄핵병이 도느냐 이런 비아냥이 돌고 있다"고 야당을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여당에서는 우리 민주당의 탄핵병 이런 말씀도 하시는데, 그게 아니라 얼마나 나쁜 짓을 많이 했으면 이 정부 들어서 이렇게 탄핵이 자꾸 이루어지겠나"라며 "범죄를 수사해야 될 검사들이 다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범죄집단처럼 조직범죄를 저지르는 것 아니냐라는 국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응수했다. 증인 채택 및 불출석을 둘러싸고도 여야 대치가 이어졌다. 앞서 이날 청문회에는 김 차장검사를 포함해 증인‧참고인 총 25명이 채택됐지만, 임 부장검사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불출석하면서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이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서는 그 사유가 정당한지 여부에 대한 논의를 거쳐 법률에 따른 고발 등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경고하자, 여당 간사 유상범 의원은 "검찰의 그런 행태가 잘못됐다고 비판을 하면서 여기 청문회에서는 죄 지은 게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떳떳하게 나오라고 또 얘기를 한다"고 비꼬듯 받아쳤다. 정 위원장은 또 이번 청문회 증인 목록에 오른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를 두고도 "지난 청문회에 이어 송달 자체를 고의적으로 기피하고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은 채 국민을 무시하고 무단으로 불출석한 김건희 씨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해 여당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권익위 고위간부 사망 사건' 등 현안 쟁점에 대해 여야 위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대립, 결국 청문회가 잠시간 파행되기도 했다. 권익위원장 출신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권익위 수뇌부가 김건희·윤석열 부부를 비호하기 위해 (압박해) 유능하고 강직한 공직자 1명이 억울하게 희생된 것"이라고 해당 사건을 언급하자 여당 측 위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다. 권익위 소관 상임위는 정무위원회지만, 전 의원은 "정무위원장이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라 청문회를 거부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당 발언을 했다. 이에 송 의원은 '고인을 상임위에 출석시킨 게 전 의원'이란 취지로 "본인은 이런 발언을 할 자격도 없다"고 꼬집었고, 전 의원도 "발언하고 있다. 끝까지 듣고 답하라"며 맞서 두 의원 간에 고성이 오갔다. 두 사람의 대립은 정 위원장이 의사진행 발언을 중지하고 정회를 선언하며 중단됐지만, 이후 속개된 회의에서 전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다시 해당 사건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송 의원이 '고인을 상임위에 출석시켰다'는 송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송 의원은 저한테 아무런 근거 없이 허위사실로 살인죄 누명을 덮어 씌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고인의 죽음에 대해서 권익위 수뇌부나 국민의힘은 자신의 책임이 없다, 그리고 야당이 잘못했다(는 것)"이라며 "더구나 이 자리에서 송 의원은 제가 잘못했다라는 취지로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송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송 의원은 "제가 왜 그랬는지를 말하겠다, 그 얘기 이후에 사과 여부에 대해서 얘기하자"며 발언권을 요구했지만 정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 의원은 "그렇게 치면 전 의원은 '김건희가 살인자다'라고 주장하는 것 아닌가"라며 반발했지만 정 위원장은 "사과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송 의원의 발언권을 정지시키고 그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국민의힘 측 한 의원은 "(위원장이) 교통경찰인가"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오전 10시께 시작한 청문회에선 이 같은 여야 간 갈등 속에 점심 정회시간인 12시 가까이까지 의사진행 및 신상 발언들이 이어졌고, 이에 본격적인 증인 심문 등 절차는 오후 속개 이후에야 시작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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