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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보호실에서 진료 못 받아 사망한 남편, 살인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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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보호실에서 진료 못 받아 사망한 남편, 살인과 무엇이 다른가" 중국 동포 A씨 유가족, 국가배상 청구 소송…"진상조사 실시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하라"

"제 남편이 서울남부출입국 외국인 보호실에서 사망했습니다. 멀쩡했던 사람이 왜 갑자기 목숨을 잃었는지, 저희 가족은 도저희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중략) 절박한 상황에서도 (외국인 보호실) 직원들은 남편을 병원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외국인 보호소는 왜 기본적인 생명권조차 지켜주지 못하는 것입니까? 몸이 아플 때 의사를 볼 권리조차 허락되지 않아 남편은 얼마나 무력하고 고통스러웠을까요? 이것이 과연 살인과 무엇이 다릅니까?"

지난 1월 1일 법무부 산하 외국인사무소 외국인 보호실에 수용된 지 보름여 만에 사망한 중국 동포 A씨(40대)의 아내가 "살아 있어야 할 사람이 이렇게 허망하게 죽었다"며 울먹였다. A씨의 아내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사단법인 두루·이주구금대응네트워크(준)·화성외국인보호소방문시민모임마중 등 소송 대리인단과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환자를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국가의 위법한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고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며 국가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약 5600만 원이다. 대리인단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3년 12월 15일 서울 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 보호실에 입소했으며 이듬해 1월 1일 구토 증상, 코에서 이물질이 나오는 증상을 겪다가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부검 결과 A씨의 사인은 심각한 당뇨병 상태에서의 강농양 파열로 인한 복막염이었다.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이 있었던 A씨는 면회 온 가족들에게 '병원에 가고 싶다고 몇 차례 이야기해도 출입국사무소 직원들이 보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보호실 입소 후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의사의 진료를 받지 못했으며 복용하던 당뇨약도 전혀 복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아내는 "남편은 결국 단 한 번의 의사의 진료를 받지 못한 채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했다"며 "남편이 보호실에 있는 동안 저희 가족은 여러 차례 면회를 갔고 남편의 건강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남편은 면회 때도, 그리고 저와 전화할 때도 분명히 병원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지만 직원들에게 거절당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정의 기둥이었던 남편이 이렇게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만약 단 한 번이라도 병원에 갈 수 있었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책임이 면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 되나. 제가 외국인 여성의 어린 자식을 둔 한국어도 서툰 사람이란 이유로, 그리고 변호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억울하게 당해야만 하나. 이 세상에 정말 공정과 정의가 존재하나"라고 한탄했다. 대리인단은 외국인 보호실 상황에 대해 "외국인 보호소와 출입국 내 보호실은 '보호'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실상은 교도소와 다름이 없고 오히려 환경은 더 열악하다"며 "교도소에서조차 일어나지 않을 반인권적 행위들이 법의 공백 하에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있었던) 서울남부출입국 보호실에는 단 한 명의 의료진도 없었고, 당뇨로 인한 합병증 증세를 보이는 피해자의 위중한 상태를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했다. 대리인단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법무부와 서울남부출입국 외국인 사무소는 모든 외국인의 관리에 대한 책임이 있고, 피보호 외국인이 환자인 경우에는 특별한 보호 의무가 있다"며 "A씨가 입소할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의료와 관련된 그 어떤 절차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고, 그로 인한 결과는 A씨의 안타까운 사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은 피해자의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할 것, △장관과 서울남부출입국 외국인사무소장은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 △장관과 소장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보상할 것 등을 요구했다. '출입국 관리법'에 따른 외국인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외국인 보호 규칙' 제6조는 외국인이 입소할 때 신체와 소지품을 검사해야 한다고 정하고, 제21조 제1항은 외국인이 병을 앓는 경우 의사의 진료를 받게 하여야 하며 담당 의사가 없는 시설에서 환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외부 의사를 부르거나 외부의 의료기관으로 옮겨 치료받게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 제4조에 따르면 이런 환자에 대해 전담 공무원을 지정하고 면담하도록 해야 한다.
▲ 법무부 산하 외국인사무소 외국인 보호실에 수용된지 보름여 만에 사망한 중국 동포 A씨의 아내(오른쪽 끝)가 8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소송 대리인단과 함께 국가배상청구소송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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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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